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한번에서 그치지 않는다. 알파벳 모양의 칼자국이 잔인하게 새겨진 채 발견되는 시체들. 연쇄살인범은 현장에 다음 범행에 대한 힌트를 남기고, 게임을 걸듯 두명의 형사를 지목한다. 살인범의 지목을 받은 퇴직한 형사 아처(알 파치노)와 현직 형사 루이니(칼 어번)는 다음 살인을 막기 위해 범인의 흔적을 추적한다. 취재차 루이니를 만나러 갔다가 살인 현장을 함께 목격하게 된 현직 기자 크리스티(브리타니 스노)도 추적에 가세한다.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아처와 루이니는 자신들이 겪은 과거의 사건과 연쇄살인 사건 사이에 연결 고리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피해자가 늘어날수록 점점 채워져 가는 행맨 게임의 알파벳. 과연 세 사람은 살인 사건을 막고, 범인을 체포할 수 있을까.
영화 <행맨>은 많은 이들이 한번쯤은 들어보거나 해보았을 알파벳 게임인 ‘행맨 게임’을 모티브로 한다. 이를 ‘연쇄살인’이라는 소재와 결합한다는 지점에서 흥미롭다. 다만 이러한 소재를 풀어가는 연출 방식에 아쉬움이 남는다. 범인이 남겨놓은 흔적을 바탕으로 다음 피해자를 추론하는 과정은 엉성하고 때로는 성급하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연쇄살인범의 살인 동기는 설득력이 부족하며, 반전 또한 충분히 예상 가능하여 진부하게 다가온다. 알 파치노를 비롯하여 칼 어번, 브리타니 스노 등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곳이 없으나, 평면적으로 그려진 캐릭터에서 매력을 느끼기에는 다소간 부족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