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아이스> 아슬아슬 빙판 위 달콤살벌 피겨스케이팅 커플
2019-01-30
글 : 이화정

“스케이트나 타라”는 코치의 충고에도 피겨 선수를 꿈꾸던 어린 나디아(이글라야 타라소바). 엄마는 그런 나디아에게 “네가 최고야”라고 용기를 주는 세상 최고의 조력자지만 병으로 죽고 만다. 나디아는 그녀를 딱하게 여긴 코치의 도움으로 결국 선수의 길에 입문한다. 하지만 피겨 간판선수 레오노프(밀로스 비코비치)의 파트너로 승승장구하던 중 나디아는 아이스컵을 앞두고 부상을 당한다. <아이스>는 좌절한 나디아가 <스타워즈> 덕후에, 자유분방한 아이스하키 선수 사샤(알렉산더 페트로브)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는 과정 그리고 둘 사이의 로맨스를 빠른 호흡으로 따라가는 영화다.

재능을 인정받고 모스크바로 활동무대를 옮기지만 나디아가 자라고 피겨를 배운 곳은 세계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바이칼호가 있는 이르쿠츠크다. 빙판을 무대로 큰 꿈을 꾸는 게 낯설지 않은 환경. 피겨가 세상의 전부였고, 피겨밖에 몰랐던 나디아가 피겨를 통해 사랑에 이르기까지. <아이스>의 플롯은 안정적인 로맨스물을 기본 바탕으로 한다. 특히 고비마다 곁에서 나디아를 독려하는 인자하고 포스 넘치는 여성, 샤탈리나 코치와의 관계도 훈훈하게 묘사된다. 여기에 나디아의 피겨 장면과 뮤지컬신이 결합하면서 영화는 지루할 틈 없는 빠른 호흡을 더한다. 뮤직비디오와 CF 등 영상 작업을 한 올레그 트로핌 감독의 데뷔작으로, 나디아의 피겨 입문부터 재활치료, 연애의 고비 등 드라마가 강조되는 부분에 등장하는 뮤지컬 신에 감독이 해온 이전 작업의 특징이 잘 녹아 있다. 할리우드영화가 강세인 러시아 극장가에서 역대 개봉작 중 흥행 1위에 오르며, 제작비 대비 10배의 수익을 거둔 화제작이다. 러시아영화는 무겁고 어렵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대중 장르영화에 관심을 두는 최근 러시아영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러시아의 대중적 감성을 접할 기회를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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