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대부분인 한적한 시골 마을. 가세가 기운 주유소에서 준걸(정재영) 가족은 외지인의 눈을 속여 자동차를 정비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청년(정가람)이 마을에 나타난다. 이 청년은 준걸의 아버지인 만덕(박인환)을 문 뒤 준걸의 여동생인 해걸(이수경)을 쫓는다. 청년은 마침 회사에서 해고당해 고향에 내려온 준걸의 남동생 민걸(김남길)이 몰던 레커차에 치이고 준걸은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온몸이 멀쩡한 청년을 집의 창고에 들인다. 준걸 가족은 청년이 좀비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그를 ‘쫑비’라고 부른다. 쫑비에게 물린 만덕은 머리카락이 검은색으로 변하고, 오줌발이 세진다. 만덕이 젊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마을 할아버지들은 준걸의 집에 몰려와 쫑비에게 자신도 물어달라고 요구한다.
<기묘한 가족>은 좀비를 한국 농촌에 던져놓고 비틀어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의 코미디는 종종 과녁을 비켜간다. 마을을 일대 혼란에 빠뜨릴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벌어지는 상황이 산만해 영화보다는 가족 시트콤에 더 가깝다. 슬로모션을 활용하거나 인물의 대사를 자막으로 처리하는 장면이 몇 있는데 그게 서사의 흐름을 방해하면서 실소를 터트리게 만든다. <기묘한 가족>은 <거칠마루> <바람 피기 좋은 날> <너에게만 들려주고 싶어> 등 여러 영화를 편집한 이민재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