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챔피언스> 장애인 복지시설의 농구팀 ‘프렌즈’
2019-02-13
글 : 김소미

프로 농구 리그의 전술 코치인 마르코(하비에르 구티에레스)의 망나니 탈출 프로젝트. 아내와 이혼 후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마르코는 욱한 나머지 코트 위에서 감독에게 몸을 날리고 음주운전 후에 경찰차까지 들이받는 문제적 남자다. 그를 담당한 판사 빅토리아(마테네아 마타)는 마르코에게 장애인 복지시설의 농구팀 ‘프렌즈’를 이끌라는 사회봉사 명령을 내린다. 농구는커녕 나란히 줄 서서 달리는 법부터 가르쳐야 할 형국인데, 삐딱한 마르코가 이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영 미덥지가 않다.

영화는 처음엔 앞날이 캄캄해 보였던 마르코와 농구팀의 좌충우돌에서 시작해 이들이 대회 출전을 앞두고 서서히 개과천선하는 모습을 담는다. 감수성이나 윤리의식이 뛰어나지 않았던 인물이 무시했던 발달장애인들로부터 오히려 새로운 배움을 얻어간다는 서사는 그리 새롭지 않지만, 영화의 톤 앤드 매너가 시종 기분 좋고 경쾌한 덕분에 주제적으로 큰 고민 없이 즐길 수 있는 무드가 조성된다. 다만 <챔피언스>가 자신 있게 코미디를 내건 지점들이 대개 장애인들을 ‘덤앤더머’ 스타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관객마다 웃음기의 정도가 달라질 듯하다. 스페인 박스오피스에서 3주간 1위를 기록한 작품으로, 애니메이션 <슈퍼 스파이: 수상한 임무>(2014)를 만든 하비에르 페서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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