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영화 보다 응급실행? 상영 중 관객이 중도 퇴장했던 영화들
2019-02-16
글 : 유은진 (온라인뉴스2팀 기자)

문제작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안 좋은 의미일지언정 ‘문제작’이란 호칭이 붙으면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 국제 영화제에서, 혹은 일반 상영관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기자, 평론가나 관객이 중도 퇴장해 문제작이 된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아래 언급된 작품들이 자신의 기준에서 문제작이었는지 아니었는지 직접 판단해보시길!

“역겹고 불쾌하다”는 평을 받은 영화들

살인마 잭의 집

감독 라스 폰 트리에 | 출연 맷 딜런, 브루노 강쯔, 우마 서먼 | 개봉 2019.02.21

작년 칸 국제영화제 최고의 문제작. <안티크라이스트> <님포매니악> 등 극단에 선 작품들을 탄생시켜온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신작 <살인마 잭의 집>은 상영 시작 후 20여 분 만에 100여 명 이상의 관객이 야유를 보내며 중도 퇴장한 작품으로 남았다. 극 중 등장하는 아동 살해와 시체 유기, 여성의 신체를 도려내고 그를 장난스럽게 대하는 행위에 수많은 관객들이 불쾌함을 표하며 극장을 나선 것. 당시 수많은 매체들은 살인을 예술로 포장하는 영화를 비판하며, “아동 살인은 예술이 아니다”란 혹평을 쏟아냈다.

스위스 아미 맨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 출연 폴 다노, 다니엘 래드클리프 | 국내 미개봉

제32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스위스 아미 맨>은 시체로 변신한 해리 포터,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변신이 인상 깊은 작품이다. 문제는 그가 보통 시체가 아니라는 것. 매니(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제 몸 안에 가득 찬 가스를 원동력 삼아 제트 스키처럼 물 위를 가로지르는 능력을 지녔다. 그뿐일까. 그의 발기된 성기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딱딱히 굳은 육체는 망치 대신 쓰이기도 한다. 인간 행크(폴 다노)와 시체 매니의 동성 키스 장면 역시 범상치 않다. 상상치도 못할 괴상한 장면의 나열에 관객들은 불쾌함을 표하며 대거 퇴장했다. 영화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에서 감독과 출연진은 “이런 관객 반응을 예상했다”고 밝히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돌이킬 수 없는

감독 가스파 노에 | 출연 모니카 벨루치, 뱅상 카셀 | 개봉 2003.04.04

가스파 노에 감독의 <돌이킬 수 없는>은 잔인하고 충격적인 묘사로 논란을 몰고 왔던 작품이다. 논란이 시작된 건 영화가 최초 공개됐던 제5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부터다. 상영 도중 관객이 대거 이탈하고 실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소화기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 러닝타임 내내 무자비한 폭력이 이어지는 데다, 흉포한 강간 장면까지 더해지니 참기 어려웠던 것. 주연 배우였던 모니카 벨루치 역시 “강간 장면은 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입장할 때 구토 봉지는 필수!

클로버필드

감독 맷 리브스 | 출연 리지 캐플란, 제시카 루카스, T.J. 밀러 | 개봉 2008.01.24

<클로버필드>는 파운드 푸티지 장르가 지닌 특색을 장점으로 녹여낸 영리한 영화다.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은 보는 이에게 200% 생생한 리얼함을 전달함과 동시에 메스꺼움과 멀미까지 덤으로 얹어줬다. 개봉 당시 수많은 관객이 영화를 본 후 이상 증세를 호소했고, 북미 극장가에선 이를 ‘클로버필드 병’이라 불렀다. 영화 개봉 당시 일부 극장은 ‘관람 시 멀미를 주의하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붙이기도. 영화 중반 토사물을 청소해야만 하는(!) 관크 행위를 막기 위해 일부 극장에선 관객들에게 구토 봉지를 나눠주기도 했다.

극장 앞에 구급차 대기한 사연은?

로우

감독 줄리아 듀코나우 | 출연 가렌스 마릴러, 엘라 룸프 | 국내 미개봉

상영 중 극장 밖에 구급차가 대기했던 영화. <로우>는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몇 관객이 발작을 일으켜 응급실에 실려나가는 사고로 유명세를 샀던 영화다. 몇 십 명의 관객이 극장을 이탈하고, 화장실로 직행해 구토한 관객이 목격되기도 했다는 제40회 예테보리 국제영화제에서의 일화 역시 유명하다. <로우>는 채식주의자 소녀가 육식에 눈을 뜨게 되면서 인간의 육체까지 탐하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그 과정이 리얼하게 묘사된 카니발리즘의 성장물. 평단의 호평을 받았으나, 악독한 상영 후기(!)로 인해 국내에선 2차 시장으로 직행했다.

웨스 크레이븐도 퇴장하게 만든 리얼한 폭력 묘사

저수지의 개들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 출연 하비 케이틀, 마이클 매드슨 | 개봉 1996.03.23

혈흔 낭자 장면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아이덴티티와도 같다. 그의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이 공개되었을 당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의 극단적인 폭력 묘사는 관객에게 완벽한 충격이었다. 극 후반부, 경찰의 귀를 잘라내는 장면을 견디지 못하고 나간 관객이 대다수였다고. 당시 일행 중 한 명이 “저 고문 장면이 영화를 망치고 있다”고 말했는데, 타란티노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무슨 소리야, 이건 내 영화에서 가장 멋진 장면이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갔는지 봤어? 대박이야!” 지난 2017년, 25주년을 맞은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타란티노는 당시를 회상하며 “상영마다 극장을 나가는 관객 수를 체크하곤 했다”고 밝혔다. 중도 퇴장했던 관객 중엔 호러 영화의 거장, 웨스 크레이븐 감독도 있었다고.

이렇게 노잼일 수 있나요?

홈즈 앤 왓슨

감독 이탠 코엔 | 출연 존 C. 라일리, 윌 페렐 | 국내 개봉 미정

완벽한 배우들이 뭉쳤지만 완벽한 망작이 탄생한 듯하다. 할리우드 코미디 장인 윌 페렐과 존 C. 라일리가 뭉친 코믹 수사극 <홈즈 앤 왓슨>은 형편없는 로튼토마토 점수를 기록하며 게으른 코미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관객에게까지 철저히 외면당한 작품. ‘10분 만에 상영관을 나왔다’, ‘이들의 농담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등 관객의 냉혹한 한 줄 평 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번져나갔다. <홈즈 앤 왓슨>은 올해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최악의 작품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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