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크리드2> 운명의 대물림 속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는 아도니스
2019-02-20
글 : 이주현

<크리드>(2015)는 아도니스 크리드(마이클 B. 조던)가 아버지 아폴로 크리드의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록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론)를 만나 복싱 선수로 성장하는 이야기였다. <크리드2>는 운명의 대물림 속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는 아도니스의 이야기다.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 된 아도니스는 비앙카(테사 톰슨)와 결혼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한편 크리드와 록키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를 갈고 있는 이반 드라고(돌프 룬드그렌)와 빅터 드라고(플로리안 문테아누) 부자가 있다. 이반은 아도니스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러시아의 복싱 선수로, 록키에게 패한 뒤 모든 걸 잃었다. 빅터는 아도니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아도니스는 빅터와의 대결에서 큰 부상을 입는다.

<크리드2>는 전편은 물론 <록키> 시리즈의 명맥을 충실히 이어받는다. <록키4>(1985)에 등장한 러시아 복서 드라고를 소환해 아들들의 대결을 성사시키는데, 대물림되는 운명론과 복수의 서사는 평면적이다. 여기에 숨결을 불어넣는 건 정교하게 연출된 복싱 장면과 배우들이다. 특히 복싱 기술뿐 아니라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록키는 박제된 전설이 아닌 살아 있는 전설로 뭉클한 감흥을 안겨준다. <크리드> 시리즈의 딜레마는 결국 <록키> 시리즈의 유산을 어떻게 혹은 얼마나 물려받을 것인가에 있다. 적어도 2편에선 새로운 세대의 이야기가 여전히 과거에 갇혀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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