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북미 극장가에서 제작비 대비 폭망 성적 거둔 명작 10편
2019-02-25
글 : 유은진 (온라인뉴스2팀 기자)
(왼쪽부터) <오즈의 마법사> <시민 케인> <현기증>

<오즈의 마법사> <시민 케인> <현기증>의 공통점은 뭘까? 시대를 대표하는 명작. 그 앞에 수식어도 하나 붙는다. 바로 ‘박스오피스 폭망’이다. 몇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회자되는 작품들이지만, 이들은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에서 참패의 성적을 거뒀다. 이처럼 명성과 정반대로 낮은 박스오피스 흥행 수익을 기록한 비운의 명작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 300만 달러 (약 34억 원 흑자)

<쇼생크 탈출>

제작비 $25,000,000 | 북미 흥행 수익 $28,000,000

맛보기 작품부터 소개한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유독 사랑받는 작품 <쇼생크 탈출>은 제67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을 비롯해 무려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던 명작이다. 2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탄생한 이 작품은 북미 극장가에서 28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제작비보다 300만 달러를 더 벌어들이며 체면 치레는 했지만, 명성에 비하면 다소 평범한 흥행 성적이 아닐 수 없다.

- 42만 달러 (약 4억 7천만 원 적자)

<블레이드 러너>

제작비 $28,000,000 (추정) | 북미 흥행 수익 $27,580,000

‘저주받은 걸작’을 언급하며 <블레이드 러너>를 빼놓을 수 없다. 개봉 당시 난해하다는 이유로 평단과 관객의 악평에 시달리며 리들리 스콧의 망작으로 손꼽혔던 <블레이드 러너>는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재평가되며 SF 장르의 명작으로 거듭났다. 개봉 당시 <블레이드 러너>가 거둔 흥행 수익은 2758만 달러. 제작비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개봉 이후 <블레이드 러너>는 재개봉, 감독의 재편집을 통해 나온 최종판 ‘파이널 컷’의 개봉을 통해 약 5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더 거둬들였다.

- 778만 달러 (약 87억 원 적자)

<멀홀랜드 드라이브>

제작비 $15,000,000 (추정) | 북미 흥행 수익 $7,220,000

공개 당시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나 관객에겐 외면당했던 작품. 데이빗 린치 감독은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통해 제54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해석의 여지가 너무 풍부한 전개가 독이 된 걸까? 같은 해 극장에 걸린 이 작품은 제작비의 반에도 못 미치는 흥행 수익을 기록하고 만다. 누군가에겐 명작, 누군가에겐 괴작으로 기억되었을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2016년,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선 중 1위에 꼽히며 시네필들의 필수 관람작이 됐다.

- 931만 달러 (약 105억 원 적자)

<아이즈 와이드 셧>

제작비 $65,000,000 | 북미 흥행 수익 $55,690,000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이자 그가 스스로 꼽은 자신의 최고작 <아이즈 와이드 셧>은 큐브릭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미국 시장 내 적자를 기록한 작품이다. 현실과 환각의 경계선이 불분명한 데다 그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몽롱한 전개 방식이 대중들에겐 영 불친절했던 것. 북미에선 혹평을 받았으나,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이라는 사실,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의 스타 캐스팅이 힘을 더해 1억 달러가 넘는 해외 수익을 기록하며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 2,139만 달러 (약 241억 원 적자)

<A.I.>

제작비 $100,000,000 | 북미 흥행 수익 $78,610,000

스탠리 큐브릭의 구상과 스티븐 스필버그의 연출력이 만나 탄생한 걸작 역시 만족스러운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작품 중 한편이다. 1억 달러의 예산으로 제작된 는 북미 시장에서 7861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둬들였다. 당시 관객 절반 이상이 “영화의 결말 부분은 사족이다”란 평과 함께 “스티븐 스필버그가 스탠리 큐브릭의 프로젝트를 망쳤다”는 혹평을 남겼으나, 후에 영화의 결말은 스탠리 큐브릭이 구상했던 내용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 2,597만 달러 (약 293억 원 적자)

<파이트 클럽>

제작비 $63,000,000 | 북미 흥행 수익 $37,030,000

브래드 피트의 풋풋한 모습을 담고 있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명작 <파이트 클럽> 역시 흥행 망작이다. 혹평과 호평이 극단적으로 갈리며 제작비 절반을 겨우 넘긴 37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고, 영화의 흥행 부진으로 배급을 맡았던 20세기 폭스의 사장이 사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작으로 떠오른 <파이트 클럽>이 빛을 발한 곳은 2차 시장. 압도적으로 높은 DVD·비디오 판매량을 기록했고, 이후 수많은 관객의 끊임없는 재평가 과정을 거친 끝에 현재는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자리 잡았다.

- 4,100만 달러 (약 463억 원 적자)

<칠드런 오브 맨>

제작비 $76,000,000 | 북미 흥행 수익 $35,000,000

현재 <로마>로 전 세계 시상식의 트로피를 휩쓸고 있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게도 흥행 참패의 쓴맛을 본 시절이 있었다. <칠드런 오브 맨>은 개봉 당시 제작비의 반에도 못 미치는 북미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선 그보다 적은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클라이브 오웬, 줄리안 무어, 마이클 케인, 치웨텔 에지오포 등 탄탄한 배우들이 한 데 모인 작품이 이렇게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 이후 다수의 작품의 제작과 기획을 맡아온 알폰소 쿠아론은 7년 뒤 <그래비티>를 들고 나타나 전 세계 시상식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 4,685만 달러 (약 529억 원 적자)

<아이언 자이언트>

제작비 $70,000,000 | 북미 흥행 수익 $23,150,000

애니메이션 장르의 대표적인 저주받은 걸작. <아이언 자이언트>는 <인크레더블> 시리즈, <라따뚜이>,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등을 연출한 브래드 버드 감독의 데뷔작이다. 개봉 당시 평단의 호평을 얻었으나, 북미 극장가에선 제작비의 30% 수준인 2315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는 데 그치고 말았다. 덕분에 제작사였던 워너 브러더스 애니메이션이 한동안 휘청였다는 후문. 소리 없는 명작이었던 <아이언 자이언트>는 비디오와 케이블 TV를 통해 수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고, 개봉 이후에서야 명작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 6,100만 달러 (약 688억 원 적자)

<인사이더>

제작비 $90,000,000 | 북미 흥행 수익 $29,000,000

거대 기업 내부 고발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인사이더>는 관객과 평단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은 명작이다. 마이클 만 감독 아래 알 파치노, 러셀 크로우, 크리스토퍼 플러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집합한 이 작품은 아카데미를 비롯해 전 세계 유수 시상식의 수많은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초라한 흥행 성적을 지녔다는 점이 아쉬울 뿐. <인사이더>는 제작비의 1/3에도 못 미치는 북미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월드와이드 시장에선 총합 약 6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제작비의 2/3을 회수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 7,614만 달러 (약 859억 원 적자)

<휴고>

제작비 $150,000,000 (추정) | 북미 흥행 수익 $73,860,000

조르주 멜리에스에게 바치는 마틴 스콜세지의 찬사. 마틴 스콜세지와 3D 촬영 기법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휴고>는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 5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그해 최다 후보작, 최다수상작으로 선정되며 제 작품성을 입증해냈다. 흥행 수익이 높지 않아 보이는 건 어마어마한 제작비 덕분일 터. 북미 극장가에서 <휴고>는 제작비 1억 5천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인 흥행 수익은 약 1억 1천만 달러. 제작비에 비해 아쉬운 흥행 수익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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