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빠삐용> 자유를 향한 희대의 탈주극
2019-02-27
글 : 김현수

자유를 향한 희대의 탈주극이 다시 한번 리메이크되어 돌아왔다. 영화 <빠삐용>은 달튼 트럼보 각본, 제리 골드스미스 음악,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 연출의 1973년 영화의 리메이크작. 오리지널 영화의 원작이자 주인공 빠삐의 실제 모델인 ‘앙리 샤리에르’의 회고록도 각색에 참고했다. 원작 영화에서 스티브 매퀸이 연기한 빠삐는 찰리 허냄이, 더스틴 호프먼이 연기한 드가는 래미 맬렉이 연기했다. 원작 영화가 재현해 보여줬던 1930년대 프랑스 도심과 악명 높았던 프랑스령 기아나의 생 로랑드 마로니 교도소, 죽음의 섬 등 거의 모든 장소가 현대적으로 재현됐다. 프랑스의 잘나가던 금고털이범 빠삐는 살인 누명을 쓰고 죽어야 나올 수 있다는 기아나의 끔찍한 감옥에 갇힌다. 그는 감옥에서 만난 금융사 기범 드가와 탈옥에 도움을 준 동료 셀리어(로랜드 몰러)와 마뜨렛뜨(조엘 바스만)를 만난다. 매번 영리한 계획을 짰으나 말도 안 되는 불운이 겹쳐 탈옥에 실패했던 빠삐의 안타까운 순간들이 스릴 넘치게 재현됐다. 그런데 영화는 오리지널 영화가 음악과 연기, 촬영 등으로 보여줬던 감동적인 몇몇 탈출 장면을 유사한 앵글과 리듬으로 재현하는 데 그치고 만다. 실제 모델인 앙리 샤리에르의 몸에 새겨진 나비 문신 정도만이 배우의 몸에서 재해석됐을 뿐, 원작의 재해석이라기보다는 원작의 그림자에 대고 선을 그려 만든 모사품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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