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콜드 체이싱> 당한 만큼 갚아주는 냉혈한 복수
2019-02-27
글 : 임수연

미국 콜로라도주의 키호, 제설차 운전사로 일하는 넬스 콕스맨(리암 니슨)은 올해의 모범 시민으로 선정될 만큼 건실한 남자다. 하지만 아들 카일이 끔찍한 시체가 돼 돌아오고, 아내 역시 아들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그의 끝을 떠난다. 카일이 마약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는 경찰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단서를 잡은 넬스는 아들의 죽음과 연관 있는 사람을 하나씩 찾아나가며 복수를 시작한다.

<테이큰> 시리즈부터 <언노운> <논스톱> 등으로 이어지는 리암 니슨표 액션이 떠오르는 기시감 서린 설정이지만 <콜드 체이싱>은 이를 기분 좋게 배반한다. 망연한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주인공의 액션은 스펙터클보다는 날카로운 블랙 유머에 방점을 찍는다. 넬스가 스피도, 림보, 산타 등 마피아를 하나씩 제거할 때마다 화면에 그들의 이름을 띄워 추모하는 형식은 성공적인 코미디로 이어진다. 여기에 최종 복수 대상이 될 백인 ‘바이킹’과 아메리카 원주민 갱스터 사이의 또 다른 전쟁이 불거지는 과정도 퍽 풍자적이며, 미국의 태생적 갈등을 입체적으로 구현해냈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마약왕 캐릭터에서 벗어난 바이킹(톰 베이트먼)도 시선을 끈다. 노르웨이 출신 한스 페터 몰란 감독이 자신의 전작 <사라짐의 순서: 지옥행 제설차>(2014)를 리메이크했고, 리암 니슨의 실제 아들 마이클 리처드슨이 아들 카일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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