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슈퍼미니2> 산 넘고 물 건너, 이번엔 바다!
2019-03-06
글 : 이주현

프랑스 애니메이션 <슈퍼미니>(2014)를 본 관객이라면 오랫동안 기다렸을 속편이다. 꼬마 무당벌레와 일개미들의 모험을 그린 <슈퍼미니>는 곤충의 세계를 실사 배경과 3D애니메이션 캐릭터로 표현한 환상적인 애니메이션이었다. 1편에 이어 토마스 자보, 헬레네 지로 감독이 공동연출한 <슈퍼미니2>에서도 경이로운 곤충의 세계가 펼쳐진다. 불개미떼에 쫓기는 일개미를 구하려던 꼬마 무당벌레가 카리브해의 과들루프섬으로 발송되는 택배 상자 안에 떨어진다. 지구를 반 바퀴 돌아 기후와 토질이 완전히 다른 낯선 곳에 도착한 꼬마 무당벌레는 열대우림에서 길을 잃고 대형 거미의 밥이 될 위기에 처한다.

불필요한 인간의 언어는 삭제되었다. 대사도 내레이션도 없지만 개미들의 더듬이 신호와 무당벌레들의 대화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한편의 아름다운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 감흥은 곤충의 시선과 언어를 존중한 연출의 결과다. 종(種)을 초월한 곤충들의 우정과 사랑에선 깊은 ‘곤충애’를 느낄 수 있고, 자연을 존중하는 자세도 자연 체득 가능하다. 프랑스의 눈 내리는 산속과 카리브해의 원색 풍경, 열대 지역 곤충도감에서 튀어나온 듯한 각양각색 곤충들과의 만남, 애니메이션 <업>(2009)을 연상케 하는 풍선을 매단 범선 등이 시각적 쾌감을 더한다. 곤충들의 세계를 더 자세히 보고 싶어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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