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라스트 미션> 87살의 마약 배달원
2019-03-13
글 : 송경원

얼(클린트 이스트우드)은 평생 바깥으로 돌며 일을 우선시한 이기적인 남자다. 원예가로 스타 대접을 받는 얼은 딸의 결혼식 대신 새로운 백합 품종을 소개하는 파티에 참석한다. 12년 후, 한때의 영광은 시대에 밀려 사라지고 농장은 경영난으로 문을 닫지만 얼 곁엔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다시 가족 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용기가 없던 찰나 멕시코 갱단의 제안을 받는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은 늙은 백인 남성인 데다 무사고 경력을 가진 얼을 마약 운반책으로 활용하고 얼은 그렇게 번 돈을 가족을 위해 쓰며 지난날의 과오를 바로잡으려 한다. 한편 마약 조직에 새로 나타난 정체불명의 운반책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특수요원 콜린(브래들리 쿠퍼)이 점차 포위망을 좁혀온다.

<라스트 미션>은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87살의 마약 배달원 레오 샤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2차대전 참전용사인 얼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운반책이 되는 이야기는 실제 90살의 노장 현역 감독이자 건전한 보수주의자 이스트우드가 걸어온 길과 여러모로 겹친다. 세월에 밀려 사라지는 것을 함부로 동정하지 않는 태도는 늙음에 대한 이스트우드 방식의 화답이라 할 만하다. 스스로를 통찰하는 냉소적인 농담과 꼿꼿한 태도가 선명한 가운데 극적인 딜레마와 선택의 문제를 제시하는 방식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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