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엔젤페이스> 살얼음판 같은 일상 위에 겨우 버티고 선 모녀
2019-03-27
글 : 김현수

위태로운 살얼음판 같은 일상 위에 겨우 버티고 선 모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매일 밤 술과 파티에 절어 흥청망청 지내던 마를렌(마리옹 코티야르)은 어린 딸 엘리(앨라인 악소이 에테익스)가 종종 족쇄처럼 느껴지지만 누군가 자신과 딸의 관계를 위협할 때는 맹렬하게 저항한다. 하지만 마를렌은 술을 끊지 못해 어떠한 개선의 여지도 보이지 않는 상황.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친구가 찾아와 파티 소식을 알리자 마를렌은 또다시 파티장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딸 엘리를 클럽에 데리고 들어가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곳에서 남자들과 춤을 추고 술을 마시던 마를렌은 어느 순간 엘리가 자신을 따라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섬뜩해한다. 짙은 화장과 현란한 액세서리 속에 진심을 감춰버린 듯 흐느적대는 마리옹 코티야르의 불안한 모습이 영화 내내 관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언제 어린 딸 엘리가 끔찍한 사고를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함 속에서 엘리는 엄마를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연기 경험도 얼마 없는 아역배우 앨라인 악소이 에테익스의 야무진 연기가 돋보인다. 흡사 프랑스판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보는 것 같은 두 모녀의 위태로운 일상은 유려한 카메라워크에 담겨 종종 아름다운 순간을 선사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의 구조를 들여다보려는 시선의 깊이가 부족하다. 바네사 필로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시선 부문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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