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아틱> 황량한 설원으로의 무모한 여정
2019-03-27
글 : 송경원

북극에 고립된 남자가 있다. 비행기 추락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오버가드(매즈 미켈슨)는 꾸준히 신호를 보내며 구조대를 기다린다. 낚시로 잡은 생선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혹한의 추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던 남자는 점차 한계에 이르렀음을 느낀다. 다행히 그를 발견한 헬기가 구조하러 오지만 기쁨도 잠시, 때마침 불어닥친 눈 폭풍에 헬기는 추락하고 헬기 조종사마저 사망하고 만다. 살아남은 구조대원을 구출했지만 이미 심한 부상을 당해 움직이기조차 힘든 상태다. 이대로 구조대원을 방치했다간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오버가드는 구조가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할 계획을 세운다. 이윽고 황량한 설원으로의 무모한 여정이 시작된다.

조 페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 <아틱>은 가혹한 환경에서의 분투를 그린 재난영화다. 카메라는 오버가드의 사정 따윈 설명하지 않고 오직 은백색 죽음의 대지 위에 홀로 버티고 선 인간의 발자국을 따라간다. 더없이 아름다운 풍광과 대조되는 남자의 처절한 분투는 그것만으로도 관객을 빨아들이는 집중력이 있다. 특히 저예산으로 15일간 촬영한 영화라 믿기 힘들 정도로 밀도 높은 장면들이 경탄을 자아낸다. 시작부터 끝까지 매즈 미켈슨의 육체에 기댄, 배우의 헌신이 돋보이는 영화. 한 남자의 육체 위에 써내려간 자연의 기록, 처절하고 고되고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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