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막다른 골목의 추억> 힘겨운 날, 가만히 열어보고 싶은 이야기
2019-04-03
글 : 장영엽 (편집장)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다섯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소설 <막다른 골목의 추억> 중 동명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한다. 한국 여성 유미(최수영)에겐 오래 만난 연인 태규가 있다. 일본에서 회사를 다니는 태규가 연락이 닿지 않자, 유미는 그를 찾아 나고야에 온다. 하지만 유미의 눈앞에 펼쳐진 건 태규와 그의 새로운 연인의 행복한 모습이다. 상심한 유미는 나고야시를 헤매다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카페 겸 게스트하우스 엔드포인트에 다다른다. 무심한 듯 따뜻하게 투숙객들의 기분을 살피는 청년 니시야마(다나카 슌스케)와 동네 사람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엔드포인트의 투숙객과 함께하며 유미는 조금씩 상처를 치유해간다.

“푹 쉬고 가. 여기가 막다른 골목에 있지만 다들 여기서부터 시작하기도 하거든.” 엔드포인트를 설명하는 니시야마의 대사가 영화의 핵심을 말하고 있다.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최근 극장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힐링무비 목록에 새롭게 추가될 한일합작 영화다. 인생의 난관에 부딪힌 주인공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우연히 공유하게 된 타인들로 인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는 내용은 지나치게 익숙한 듯하면서도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원작 소설 팬이라면 계절과 공간, 주인공의 국적 등 다양한 측면에서 원작에 변화를 준 각색의 차이를 확인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최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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