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예수보다 낯선> 자신을 예수이자 배우라고 소개하는 청년
2019-04-03
글 : 김성훈

최근 연출작이 흥행에 실패한 감독(여균동)은 카페에서 베스트셀러 <예수를 만나다>를 읽는다. 예수가 세상에 나타나 누군가를 만나 함께 밥을 먹는 이야기다. 제작자에게 이 책을 영화로 만들어달라는 제안을 받은 터다. 그런데 한 청년(조복래)이 갑자기 감독 앞에 앉아 자신을 예수이자 배우라고 소개하며 감독의 영화에 예수 역할로 출연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다. 감독은 황당무계한 말을 늘어놓는 청년이 어이없지만, 호기심에 함께 길을 나서기로 한다.

<예수보다 낯선>은 <세상 밖으로>(1994), <맨?>(1995), <죽이는 이야기>(1997), <1724 기방난동사건>(2008)을 연출하고,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 <박봉곤 가출사건>(1996) 등 여러 영화에서 배우로도 활약한 여균동 감독이 약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전직 조직 폭력배, 주차요원, 영화제작자, 아들 등 여러 사람을 만나는 감독과 청년, 영화는 이 두 남자의 여정을 따르며 ‘영화 만들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집에서 쫓겨났는지 가재도구를 낡은 벤츠 승용차에 싣고 다니는 망한 영화감독에게 영화 만들기는 녹록지 않다. 이 감독이 오랜만에 만난 아들에게 “아빠가 영화를 만든다고 돈도 잃고 가정도 깨졌어. 그래도 나는 아빠(감독)가 영화를 만드는 게 좋아. 아빠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어”라는 얘기를 듣는 장면은 여균동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보이기도 해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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