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우리들의 완벽한 세계> 다시 만난 첫사랑
2019-04-03
글 : 김소미

<우리들의 완벽한 세계>는 벚꽃철에 딱 어울리는 결이 고운 사랑 이야기다.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하는 24살 카와나(스기사키 하나)는 새로 협업하게 된 건축 사무소 직원들과 회식하는 자리에서 고등학교 선배 아유카와(이와타 다카노리)를 만난다. 고교 시절 미술부였던 카와나는 농구부의 에이스 아유카와를 짝사랑한 적이 있다. 첫사랑과의 조우가 남긴 황홀함도 잠시, 카와나는 아유카와가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혼란스러운 감정에 빠진다.

일본에서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던 만화 <퍼펙트 월드>가 원작이다. 필터링된 화면과 순수한 감정이 떠오르는 일본 청춘 멜로의 익숙한 전개 속, 배우 스기사키 하나의 눈망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행복 목욕탕>(2016), <메리와 마녀의 꽃>(2017) 등의 필모그래피 중 단연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연기다. 착하고 희생적인 순정 만화 속 여성의 전형처럼 그리는 부분도 있지만, 이같은 러브 스토리의 기반에 성장담의 뼈대를 단단히 갖추면서 우려를 불식시킨다. 열여덟 과거의 사랑이 환상에 가까웠다면, 어른이 된 후의 사랑은 상대의 고통과 어려움을 헤아리는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아유카와의 장애를 커다란 결점으로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두 남녀가 서로에게 완벽한 상대로 자리할 수 있음을, 밝고 꿋꿋한 태도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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