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프로디지> 마일스의 몸에 연쇄살인마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2019-04-03
글 : 김소미

<엑소시스트>(1975), <오멘>(1976)에 이어 빙의된 자식 때문에 고생하는 부모가 나온다. 이번엔 그 주체가 악령이 아니라 사이코패스 영혼이다. 여성들의 손을 모으는 것이 취미였던 연쇄살인마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죽는 순간에 새라(테일러 실링)는 첫아이 마일스(잭슨 로버트 스콧)를 낳는다. 유아기부터 뛰어난 지능을 보인 마일스는 8살 무렵부터 점점 폭력적인 이상행동을 저지르는데, 새라는 영혼의 이동을 연구하는 의사를 통해 마일스의 몸에 연쇄살인마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프로디지>는 호러 문법의 강약을 노련하게 조절하는 테크니션의 손길로 완성됐다. 어떻게 해야 관객이 깜짝 놀라며 비명을 지르거나 조용히 신경을 곤두세울지 잘 아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빙의, 최면, 방언 등과 같은 익숙한 오컬트 요소들이 초·중반부까지 빈틈없이 이어진다. <그것>(2017)에서 종이배와 함께 사라진 노란 우비 소년으로 등장했던 잭슨 로버트 스콧의 섬뜩한 눈빛은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도 찜찜한 잔상을 남길 정도로 강렬하다. 그러나 영화는 강력한 호러의 재료를 차례로 모아 만반의 준비를 마친 뒤에 정작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단서를 너무 손쉽게 처리해버린다. 여성의 손에 집착하는 살인마에 매혹된 나머지, 관객의 손을 붙잡고 가는 법은 잠시 잊은 듯한 헐거운 후반부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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