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년 빌리 뱃슨(애셔 앤절)은 어릴 적 엄마와 헤어진 뒤 위탁 가정을 떠돌고 있다. 한편 어둠의 존재를 봉인 중인 마법사(디몬 하운수)는 자신의 뒤를 이를 후계자를 찾고 있다. 어린 시절 순수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마법사에게 거부당한 시바나(마크 스트롱)는 오랜 시간 숨겨진 장소를 찾던 끝에 ‘영원의 바위’에 도착하여 7개의 대죄를 해방시키고 어둠의 힘을 얻는다. 이에 마법사는 빌리를 후계자로 정하고 샤잠(재커리 레비)의 힘을 전수한다.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우스의 용기, 메르쿠리우스의 스피드를 지닌 영웅, 그래서 이들의 앞글자 스펠링을 따서 ‘샤잠’(Shazam)이다. DC 확장 유니버스의 일곱 번째 영화 <샤잠!>은 고전적이다. 이 코믹 영웅의 핵심은 소년의 마음과 거대한 힘의 부조화에 있다. 순수하고 철없는 소년이 주문을 외치면 영웅(재커리 레비)으로 변신하는데, 자신의 소명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구니스>(1995)나 <빅>(1988) 같은 어드벤처물을 닮았다. 일견 진부하고 둔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정체성과 이야기를 잘 연결한 덕분에 안전하고 영리한 선택으로 거듭났다. 요컨대 예상을 벗어나지 않음에도 재미있다. 낮은 눈높이와 착한 전개, 어린이용 특촬물처럼 조악하고 촌스러운 면모도 있는데 그런 부분까지 ‘샤잠’의 매력으로 밀어붙인다. 최근 안정세에 접어든 DC의 자신감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