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도가 아니라 인지도가 3%였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기 이전,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국민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이야기하던 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이 한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이해 제작된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은 정치인 노무현이 쌓아올린 행적보다는 그를 둘러싸고 인지도 없는 변호사 출신의 한 국회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 당선까지 하도록 후원한 ‘바보들’의 행적에 주목한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생겨난 당시 인터넷 카페 커뮤니티 활동부터 온라인 아이디로만 기억되던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위해 하나둘 모여든다. 영화는 서로 얼굴도 모르고 직업도 제각각이었던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경선과 대선을 차례로 준비하는 과정을 기록 영상으로 보여주고, 현재 노사모 회원들에게 지난 20여년의 소회를 묻는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 중 과거 본인 스스로를, 연결되어 있는 산맥이 없는 “봉화산 같은 존재다”라고 말하는 대목을 인용하면서 영화가 시작하는데, 실은 이 영화는 지역색과 학연, 지연에 이어져온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극복하고자 평생을 노력해왔던 그에게 산맥이 되어준 사람들을 조명한다. 이와 함께 당시 참여정부의 4대 개혁입법이었던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진상규명법 제정, 언론관계법 개정, 사립학교법 개정 추진이 얼마나 한국 사회에 시급한 과제였는지 새삼 돌아보게 만든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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