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도우터 오브 마인> 비토리아의 두 엄마
2019-04-24
글 : 임수연

안젤리카(알바 로르바케르)의 삶은 엉망진창이다. 퇴거 통지서를 받아 당장 2만8733유로를 지급하지 않으면 살던 집에서 쫓겨날 위기다. 그는 자신의 친딸 비토리아(사라 카수)를 마지막으로 한번이라도 만나고 싶다고 청한다. 그동안 비토리아를 키워온 엄마 티나(발레리아 골리노)는 이 상황이 내키지 않지만 안젤리카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준다. 하지만 비토리아가 안젤리카에게 본능적으로 이끌려 그를 계속 만나러 가면서 세 사람의 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한다. 안젤리카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 딸을 양육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려 하고, 티나는 안젤리카의 등장으로 딸과의 완벽한 관계가 무너졌다고 분노한다.

안젤리카는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모성상과 거리가 멀다. 성적으로 자유분방하고 스스로 생계를 책임질 능력이 없다. 극 초반 관객은 그런 그가 진정한 엄마 자격이 있는지, 혹은 9년간 헌신적으로 딸에게 애정을 쏟은 티나가 양육자로 더 적합한지 저울질하며 삼각 구도를 지켜본다. 하지만 <도우터 오브 마인>은 모성을 이분법적으로 정의하거나 어느 쪽의 속성이 우월하다고 단정하는 영화가 아니다. 세 여성의 감정을 동등하게 뒤섞으며 조립한 이야기는 완벽한 모성 신화의 허구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또한 비토리아를 모성의 객체가 아닌 자립 가능한 주체로 인정하며 조금 다른 결론에 이르는 시각이 신선하다. <스웨어 버진>(2016)을 연출한 라우라 비스푸리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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