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팬들이 기다려온 <왕좌의 게임> 시즌 8이 4월14일(현지시간) 방영을 시작했다. 엄청난 인기에 더불어 리뷰, 지난 시즌 정리, 내용 예측 등 <왕좌의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 미국 매체 <콜라이더>에서는 독특한 글을 선보였다. 물리학자 레베카 톰슨이 <왕좌의 게임> 속 설정을 실제 과학에 연계시켜 본 내용이다. 애초에 <왕좌의 게임>은 과학은 전혀 따지지 않는 판타지 장르. 어떤 과학들이 등장하는지 재미로만 살펴보자.
네드는 참수된 후에도 약 10초 간 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잔혹한 장면이 여과 없이 등장하는 <왕좌의 게임>인 만큼 첫 번째부터 충격적인 사실이다. 시즌 1의 9화, 주인공처럼 보였던 네드 스타크(숀 빈)는 조프리(잭 글리슨)의 패악으로 참수형을 당한다. 그런데 네드는 목이 잘린 후에도 약 10초간 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단두대의 발명 이후 과학자들은 ‘머리가 잘린 뒤에도 의식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이후 네덜란드의 한 단체가 쥐를 이용해 이를 실험했다. 그렇게 쥐의 뇌 활동 길이를 바탕으로 이론을 도출했다. 의식은 뇌로 가는 모든 혈류가 멈추어야 사라지는데 머리가 잘려도 약 10초간 혈류가 흐른다는 것. 처형 직후 네드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울부짖는 산사(소피 터너)를 인지했다고 생각하니, 더욱 참혹한 최후다.
비세리스의 고통은 오래가지 않았을 것이다
첫 시즌만에 죽음을 맞이했지만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로 등장 신을 장악했던 칼 드로고(제이슨 모모아). 그가 왕관을 내놓으라 소리치는 비세리스(해리 로이드)에게 뜨겁게 달궈진 황금을 부어버리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었다. 뜨거운 황금에 둘러싸인 비세리스는 고통 속에서 죽어갔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고통을 느낀 시간은 약 3.5초에 불과했을 것. 뇌는 7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금의 녹는 점은 1064도.(애초에 드라마에서는 조금의 불로 금이 순식간에 녹았지만 이 점은 간과하도록 하자) 1064도가 머리에 닿는 순간 뇌 속의 물은 약 3.5초 만에 모두 증발, 사망에 이를 것이다. 앞서 말한 네드의 참수형과 비교했을 때, 혈류가 멈추어 의식이 사라지는 것도 3.5초 이내에 일어난다. 스스로의 욕망을 위해 동생 대너리스(에밀리아 클라크)까지 팔아넘긴 그의 만행을 생각하면 비교적 인도적인 죽음이다.
와일드 파이어는 존재할 수 있지만, 초록색은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을 태우는 불꽃 ‘와일드 파이어’. 시즌 2 블랙워터 전투에서 처음 등장한 와일드 파이어는 엄청난 폭발력과 바다 위에서도 지속되는 불꽃으로 그 위력을 자랑했다. 무서운 사실은 이런 특성의 폭발물은 실제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 네이팜(화염성 폭약의 원료로 쓰이는 젤리 형태의 물질), 구리, 붕산 등을 사용하면 물에서도 타오르고 강철을 녹일 만큼 강한 기폭제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처럼 녹색 불꽃은 나올 수 없다. 황산구리, 붕산 등을 사용하면 녹색 불꽃을 만들 수는 있다.
아무리 추워도 얼음 장벽은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오랜 세월 웨스터로스 대륙을 지켜온 얼음 장벽에 대한 과학적 반증이다. 드라마의 설정처럼 얼음이 녹지 않을 정도의 추위가 지속되도, 얼음 장벽은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알래스카 대학의 빙하 과학자 마틴 트리퍼는 시간 경과에 따른 빙하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얼음 장벽을 시뮬레이션 해봤다. 그 결과 약 1000년의 시간이 지나면 그 형태가 유지될 수 없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대로라면 전쟁 따위는 할 겨를도 없이, 온 웨스터로스 대륙 사람들이 장벽 보건 공사를 위해 투입됐겠다.
비정상적인 계절은 달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겨울이 몇 년 간 지속되는 <왕좌의 게임> 속 비정상적인 계절과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전설을 과학으로 엮은 것이다. <왕좌의 게임> 원작 소설인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는 ‘리스(Lys)의 전설’이 등장한다. 그 속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옛날에는 두 개의 달이 있었다. 그런데 그중 한 개가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 금이 갔다. 그 안에서 천만 마리의 용들이 나와 태양의 불을 마셨다. 그것이 용이 불을 뿜는 이유다. 언젠가 다른 달도 태양에 입을 맞추어 부서지면 용들이 돌아올 것이다”
달의 폭발을 과학적으로 접근해보면, 실제로 계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구가 일정한 계절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는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달은 이 기울기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달이 사라진다면 기울기가 어긋날 것이고, 계절 역시 예측이 불가능해진다. 만약 소설 속 전설처럼 원래 두 개의 달이 존재, 하나가 붕괴된 것이라면 현재 <왕좌의 게임> 속 비정상적인 계절은 이 때문에 생겨났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