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뷰티풀 보이스> 오늘 이 녹음, 반드시 끝내야만 한다
2019-05-22
글 : 김소미

좁은 부스에 모여 하루 만에 게임 더빙을 완성해야 하는 성우들의 좌충우돌을 보여주는 <뷰티풀 보이스>는 한정된 시공간에 기반한 소동극의 묘미를 노린 작품이다. 영화 속 인물들 모두 얼마간 격무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을의 처지’라는 점에서 보편의 애환과 공감대가 형성된다. 모든 사건은 국내 최대 게임 회사로부터 계약 조건이 열악한 프로젝트를 덜컥 수락한 성우 스튜디오의 박 대표(박호산)로부터 시작됐다. 박 대표와 이 감독(연제욱)이 소환한 멤버들은 성우 공채에 탈락한 뒤 1인 BJ로 활동하는 민수(이이경), 늘 인형을 안고 다니는 독특한 정신세계의 소유자 유리(문지인), 왕년엔 잘나갔지만 지금은 한창 주눅이 들어 있는 광덕(김정팔) 등이다. 현장감을 살린다는 명목하에 여러 명의 성우들이 좁은 부스 안에서 부대끼다 불화를 일으키고, 게임 회사에서 시찰을 나온 강 팀장(배유람)이 갑질을 일삼는 등 날이 저물수록 스튜디오는 점점 더 수렁에 빠진다. 다소 양식적이긴 하지만 <뷰티풀 보이스>에서 배우 박호산, 배유람, 연제욱의 연기는 충분한 매력과 흡인력을 보여준다. 개성이 강하고 저마다 아픈 구석도 있는 인물들이 오합지졸 상태에서 서서히 응집력을 갖게 되는 전개인데, 배우들의 역량에 비해 이를 받치는 대사나 연출의 역량이 아쉬운 경우다. 웃음 코드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만연한 혐오나 비하를 비껴나가는 지점은 인상적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