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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모 화성시장 - 문화 축제의 중심지로의 도약을 기대해 달라
2019-05-23
글 : 주성철
사진 : 최성열

지난해 <씨네21>과 밴드경연대회 ‘2018 라이징스타를 찾아라’를 함께하며, 최종 우승을 거머쥔 밴드 ‘바투’와 더불어 ‘헤이맨’과 ‘오드’를 각각 2, 3위로 배출한 화성시가 올해도 여러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화성시(華城市)는 동북쪽으로 수원시, 동쪽으로 용인시, 남쪽으로는 오산시와 평택시, 북쪽으로는 안산시와 접하고 서북쪽으로 시화호를 사이에 두고 시흥시와 접하고 서쪽으로는 바다인 경기만도 있는 경기도 서남부의 도농복합시다. 경기도 지역 중에서도 다양성을 추구하며 활발한 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화성시가 6월 1일부터 열리는 밀크업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정조 효문화제, 공룡알 화석지 개발 등을 준비하며 화려한 변신을 꿈꾸고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을 만나 보다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건네준 명함 이미지가 독특하다.

=일단 내 사진을 명함에 박는 게 너무 이상하고(웃음), 명함만으로 화성시를 알릴 수 있게끔 심플하게 전달할 것만 전달하고자 생각했다.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정조대왕과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인 융건릉, 2명의 일본 순사를 처단하며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3·1 독립만세운동을 벌였던 제암리가 바로 화성시에 있다. 그것을 두고 과연 비폭력이라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지만 처단을 목적으로 했다기보다 그 저항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벌어진 일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제암리에서는 3·1 독립만세운동 당시 일본 헌병이 제암리 기독교 주민 23명을 집단으로 학살한 만행사건이 있기도 했다. 그리고 화성시를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인 제부도까지 명함 이미지로 삽입했다. 명함에 넣는 대표번호나 이메일 주소 다 사실상 형식적이라, 그냥 뒷면에 내 핸드폰 번호만 크게 넣었다. (웃음)

-화성시에 들어섰을 때 ‘밀크업 페스티벌’과 관련한 홍보 현수막들이 보였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 페스티벌인가.

=화성시장이 되기 전부터도 화성시 낙농 클러스터 구상에 대한 제안을 끊임없이 해왔다. 아마도 그런 브랜드 활성화 측면에서 가장 성공한 예가 ‘임실 치즈’일 것이다. 젖소 기준으로 볼 때 전국 40만두 중 2만6천두 정도가 화성시에 있는데, 우유 생산량으로 보면 6%가 넘는 수준이라 사실 어마어마한 양이다. 단일 기초자치단체로는 가장 많은 우유가 생산된다. 하지만 다들 우유 하면 대관령이나 강원도를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화성시도 알릴 겸 영상이나 음악과 결합된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다.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화성시는 경기도 지자체 중에서는 재정자립도가 1위고 평균연령 또한 가장 낮은 도시다. 그만큼 어린이 비중이 높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송아지 우유주기나 우유 비누 만들기, 치즈를 활용한 요리대경연대회도 진행한다. 올해를 통해 그 가능성을 보려 한다.

-화성시의 10대 핵심과제 100개 공약사업 중 문화, 관광 관련 사업이 14개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가장 먼저 ‘정조 효문화제’다. 3·1 만세운동과 더불어 화성시를 역사적으로 알릴 수 있을 만한 것이 무얼까 생각해보면 바로 정조대왕이다. 서울-수원-화성이 공동 참여하는 정조대왕 능행차를 재현하고 있고, 사도세자의 묘소를 양주에서 지금의 융릉으로 이장하였던 영우원 천장을 최초로 재현하기도 했다. 융건릉이란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와 헌경왕후를 모신 융릉, 정조와 효의왕후를 모신 건릉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능행차의 마지막 종착지가 바로 화성시 융건릉인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 축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사도세자와 정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만 해도 방대한 것으로 알고 있기에, 비슷한 시기에 그런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정조와는 달리, 공룡 관련 문화사업도 눈에 띈다.

=비록 한자는 다르지만 화성(華城)은 행성 중 하나인 화성(火星, Mars)으로 읽힐 수도 있고 조화를 이루는 화성(和聲, harmony)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래서 화성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정조와 공룡이라는 상반된 느낌도 그런 하모니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웃음) ‘함평 나비’처럼 공룡 하면 공룡엑스포가 열리고 공룡박물관이 있는 ‘고성 공룡’이 가장 유명하지만, 화성시는 공룡 화석과 알이 무더기로 발견된 곳이다. 2008년 발견된 한반도 최초의 원시 뿔공룡으로, 화성에서 발견됐기에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렇게 화성시의 공룡을 알려보자는 생각으로 ‘코리요’라는 캐릭터도 만들었고 애니메이션 등 영상물도 제작했다. 고성과 공룡으로 자매결연을 맺고 400만평 규모의 박물관도 지으려 한다. 너른 지역에 모노레일을 깔고 VR 상영 시스템도 갖출 생각이다.

-최근 화성시는 지자체 축제에 시즌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화성시가 조그만 축제까지 포함하면 1년에 110개를 한다. 365일 주말마다 축제를 한다고 보면 된다. 축제 예산도 어마어마한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시민들이 평가를 내린 후 축제를 30개 정도로 줄이면 기존 축제에 예산을 더 쓸 수 있다. 그렇게 축제를 키워서 늘리면 타 지역 사람들이 화성시를 그냥 들렀다 가는 것이 아니라, 온 김에 숙박도 하고 갈 수 있게 된다. 그런 식으로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내 인생의 영화가 있다면.

=조정래 감독의 <귀향>(2015)이다. 3·1 만세운동과 위안부 문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인데, 올해 초 화성시가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해 미국 뉴저지 팰리세이즈 파크에 기증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에 팰리세이즈 파크에 방문해서 소녀상 건립 얘기를 나눴는데, 이곳은 지난 2010년 10월 세계 최초로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졌던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질 경우 위안부 기림비와 소녀상이 나란히 세워지는 세계 최초의 지역이 된다. 화성시는 2016년에도 캐나다 토론토 한인회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하기도 했다. <귀향>이 과거의 100년을 넘어 새로운 변화의 100년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영화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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