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영화제가 일곱 살을 맞이했다.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인 ‘디아스포라’(Diaspora)를 내세운 영화제는 정치·문화적 소수를 아우르며 다름의 가치를 성찰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7회 디아스포라영화제는 5월 24일(금)부터 28일(화)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일대에서 5일간 열린다. 개막식은 배우 조민수, 아나운서 장성규의 사회로 치러진다.
개막작은 탈북 난민에게 가해지는 한국 사회의 차별과 공존에 대한 고민이 담긴 박준호 감독의 <은서>로 선정됐다. 폐막작은 예멘 출신 감독 수피안 아볼룸의 <집으로 가는 길>. 고향을 향한 예멘 난민 어린이의 애정을 그린 작품이다.
일곱 번째를 맞이해 프로그램의 내실도 키웠다. 다양한 디아스포라를 탐구하는 ‘디아스포라 월드와이드’와 ‘코리안 디아스포라’ 섹션을 필두로 객원 프로그래머의 기획이 빛나는 ‘디아스포라의 눈’ 섹션은 디아스포라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코리안 디아스포라’ 섹션에서는 올해 처음 신설된 비경쟁부문 출품 공모를 통해 선정된 단편 작품들을 선보인다.
30개국 총 64편의 상영작 가운데 개막작 <은서>를 비롯한 8편의 작품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국내 최초로 상영된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유럽 난민 사태에 대한 독일의 시선이 담긴 <템펠호프 공항의 꿈> · <스틱스>, 이란의 동성애자 이주민과 멕시코 호텔 지배인의 우정을 그린 <반딧불이>, 아이티 대지진 이후 난민의 삶과 트럼프 시대의 장벽에 관한 <삶을 찾아서>, 홍콩계 미국인 가족의 화해와 치유의 드라마 <이지를 위하여>, 일본인 할머니를 찾아 떠나는 여정의 기록 <유키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예멘 대표작으로 출품된 <결혼 10일 전>이 국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관객 만족도가 높았던 아카데미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재일조선인 학자 서경식 교수의 강연을 비롯, 예멘 난민을 주제로 제주에 입국한 난민 당사자들과 함께하는 대담 시간이 마련됐다. 낯선 용어인 ‘디아스포라’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강연 및 토크 프로그램으로 풀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