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닥치고 피아노!> 피아니스트이자 래퍼, 천재 혹은 괴짜, 칠리 곤잘레스
2019-06-05
글 : 이주현

피아니스트이자 래퍼, 천재 혹은 괴짜. 캐나다 출신의 뮤지션 칠리 곤잘레스는 굶주린 육식동물처럼 피아노를 치고 랩을 쏟아낸다. 본명은 제이슨 벡. 3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10대 때부터 형과 함께 음악을 만들었다. 참고로 그의 형은 <겨울왕국> <앤트맨> 등의 영화음악감독 크리스토프 벡이고, 아버지는 캐나다 최대 건설회사의 설립자이자 최고 경영자다. 베를린으로 활동 근거지를 옮긴 뒤에는 펑크 음악에 빠져든다. 그의 음악적 실험은 때로 자극적인 말과 행동에 묻히기도 한다. 그의 혀는 잘 벼려진 칼 같다. “소음을 뚫으려면 더 요란해야 한다”며 득과 실을 따지는 게 무의미한 언론플레이를 펼치는 게 예사다.

칠리 곤잘레스에 관한 다큐멘터리 <닥치고 피아노!>는 칠리 곤잘레스의 음악적 실험,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보여주며 그의 실체에 다가서려 시도한다. 그는 천재 예술가인가 아니면 대중의 관심이 고픈 엔터테이너인가. 영화가 제시하는 것은 그저 자신의 음악만큼이나 종잡을 수 없는 칠리 곤잘레스의 야누스적인 면모다. 칠리 곤잘레스를 전혀 몰랐던 이들에게도 <닥치고 피아노!>가 매력적일 수 있는 이유는 영화에 사용되는 연주 및 퍼포먼스 영상 자체가 흥미롭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뒤엔 칠리 곤잘레스의 음악을 찾아듣고 싶어진다. 영화에도 잠깐 등장하는 다프트 펑크와의 협업곡 <Within>이나 애플 광고에 쓰인 <Never Stop> 등이 그의 대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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