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업사이드> 극과 극인 두 남자의 버디무비
2019-06-12
글 : 김소미

모종의 사건으로 수감된 후 가석방 상태인 델(케빈 하트)은 급하게 일자리를 구하던 중 사지마비를 겪고 있는 억만장자 필립(브라이언 크래스턴)의 생활보조사로 뽑힌다. 델 특유의 반항적인 성격이 필립에겐 위선이 없는 자질로 다가온 덕분이다. 소원해진 아내와 아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델은 필립 몰래 그의 책장에서 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초판본을 훔쳤다가 얼마 못 가 곤란을 겪게 된다. 실화에 기반한 프랑스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이 미국에서 리메이크된 버전으로, 원작 감독인 올리비에르 나카체가 영화의 각본에 참여했다.

극과 극인 두 남자의 버디무비 <업사이드>는 선하고 부드러운 기운이 영화 내내 지속되는 전형적인 필 굿 무비다. 비극과 갈등을 불필요하게 증폭시키지 않는 서사가 가장 큰 장점으로,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기에 비슷한 장르를 선호하는 관객에겐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뜻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가난하지만 건강한 흑인과 부유하지만 삶의 의욕을 잃은 백인의 인물 구도가 다소 교훈적이고 도식적인 메시지를 도출해내기도 한다. 여러모로 <그린 북>(2018)과 비교해보고 싶은 영화다. 파바로티를 좋아하는 남자와 어리사 프랭클린을 좋아하는 남자가 만났을 때, 두 사람은 어떻게 매일 즐겁게 공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는 영화로서 <업사이드>는 끝까지 인간적 유대를 향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