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이하 <롱 리브 더 킹>). 2019년 상반기 두 편의 영화에서 활약하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는 원진아. <돈> 개봉 당시 그녀는 여러 매체에서 라이징 스타로 소개, <롱 리브 더 킹>이 상영 중인 현재는 네이버 영화인 검색 순위에서 내려오질 않고 있다.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대세 배우 원진아에 대해 알아봤다.
아르바이트
배우가 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원진아는 중학교 시절부터 배우를 꿈꿔왔다. KBS 드라마 <가을 동화>를 보고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 연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연극영화과에 입시를 준비했지만 실패해 문화기획학과로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1년 만에 중퇴했다. 비싼 등록금을 충당할 만큼 집안도 여유롭지 않았다고.
이후 원진아는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카페, 백화점, 워터파크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다. 산후조리원에서 아기들의 기저귀를 세탁하는 일도 했으며, 보험회사에 인턴으로도 잠시 취직해 직장 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다시 연기를 시작해보라는 부모님의 권유로 고향인 천안에서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오디션을 전전했다. 서울에서 배우가 되기 위해 도전하던 때에도 생활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는 꾸준히 이어갔다.
단편에서 장편, 상업으로
서울로 상경한 후 약 2년을 아르바이트만 하며 생활하던 원진아는 2014년 KAFA(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진행한 오디션에 합격, 첫 필모그래피를 장식했다. 유은정 감독의 단편영화 <캐치볼>이다. 공장에서 운전수로 일하던 소녀 민영(원진아)이 차에서 시체를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이후 유은정 감독의 소개, 추천을 시작으로 단편영화 주연, 장편영화 단역으로 연기를 이어갔다.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김지운 감독의 <밀정>에서 의열단원 연계순(한지민)의 탈출을 도와주던 수녀로 등장했다.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입증한 영화는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 원진아의 첫 장편 상업영화 조연작이다. 그녀는 얼떨결에 북한 요원 엄철우(정우성)와 함께 남한으로 오게 된 북한 소녀 려민경을 연기했다.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으면서도 가족을 걱정하는 순박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드라마로 주연에 발탁
<강철비>로 비중 있는 캐릭터를 맡은 원진아는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120: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하문수로 낙점됐다. 삼풍백화점 붕괴 실화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는 사고에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를 보듬는 이야기를 그렸다. 멜로가 중심이 됐지만 진정성 있는 메시지와 탄탄한 각본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다음 작품 역시 드라마다. 2017년 큰 인기를 끌었던 <비밀의 숲>의 이수연 작가, 조승우가 다시 뭉친 의학 드라마 <라이프>다. 의료계의 부조리, 딜레마 등을 심도 있게 다룬 작품. 원진아는 조승우(병원 총괄사장 역), 이동욱(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역)와 함께 중심 캐릭터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노을을 연기했다. 두 드라마의 주연으로 거듭난 그녀는 2018년 아시안태평양스타어워즈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만난 원진아는 다시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 찾아온다. 제목은 <날 녹여주오>. 24시간 냉동인간 프로젝트에 참여한 두 사람이 사고로 20년 후에 깨어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진아는 지창욱과 함께 주연 캐릭터를 연기한다. 2019년 하반기 방영 예정.
취미
원진아는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킥복싱. SNS를 통해 킥복싱을 연습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외에 컴퓨터 게임도 즐겨 한다. 좋아하는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 <라이프> 방영 당시 인터뷰에서는 “‘배틀 그라운드’를 해보고 싶지만 너무 빠질까 봐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금은 이미 빠져들었을 듯하다.
배우답게 영화 감상을 매우 좋아한다. 다양한 장르, 국가의 영화를 고루 즐겨본다. SNS를 통해 언급한 작품은 미셸 공드리 감독의 <마이크롭 앤 가솔린>, 토드 헤인즈 감독의 <캐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분노의 추적자>,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안경> 등이 있다. 현대카드에서 진행한 스탠리 큐브릭 전시회를 방문하기도.(아래 사진)
중저음 보이스
낮은 톤의 목소리를 가진 원진아.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는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릴 적에는 목소리가 드세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콤플렉스였다. 하지만 지금은 장점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차분한 목소리가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돈>의 박누리 감독도 원진아의 목소리에 대해 “신뢰감을 줘야 하는 주식 브로커 역에 어울린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