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칠드런 액트> 나의 결정이 소년의 최선이길
2019-07-03
글 : 이화정

“샴쌍둥이 판결이 내일 아침이야!” <칠드런 액트>는 몸을 둘로 가르면 한쪽이 죽는 판결을 앞두고 신경이 곤두서, 정작 곁에 있는 남편 잭(스탠리 투치)을 돌아볼 겨를도 없는 고등법원 판사 피오나(에마 톰슨)의 상황을 살핀다. ‘완벽주의자’이자 ‘유별난 판사’로 통하는 유능한 판사가 되기까지 피오나는 개인적인 문제는 등한시한 채 사건에만 매달려온, ‘일하는 여성’이었다.

피오나가 간과해왔던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는, 그녀의 무신경함에 지친 남편의 외도 선언이었다. 마침 그녀는 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거부한 17살, 백혈병 환자 애덤(핀 화이트헤드)에게 아동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아동법 ‘칠드런 액트’를 적용해,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한 그를 ‘살린다’. 그녀는 늘 그랬듯이, 판사로서 법조항에 근거한 객관적 판단을 한 것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애덤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피오나가 자신을 변화시켰다고 믿고, 앞으로의 삶에도 가이드를 제시해줄 것을 요구한다.

이언 매큐언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 원작의 긴장감 넘치고 유려한 문체를 옮겨옴에 있어서 영화는 피오나를 연기한 에마 톰슨의 표정과, 그 표정을 잡아당기듯 담는 카메라의 움직임(줌인)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영화화한 <어톤먼트>(2007)의 기획으로 참여한 리처드 에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