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롱 샷> 인생에 공통점이라고는 1도 없는 두 사람
2019-07-24
글 : 임수연

기사를 위해서라면 반유대주의 모임에 몰래 잠입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행동파 기자 프레드 플라스키(세스 로건)는 회사가 거대 재벌 기업에 흡수되자 스스로 직장을 박차고 나온다. 백수가 된 그는 20년 전 짝사랑했지만 왠지 서로 민망한 기억만 남긴 샬롯 필드(샤를리즈 테론)와 우연히 재회하는데, 미 최연소 국무장관으로 이름을 날린 그는 2020년 대선후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다소 과격하지만 유머가 있는 프레드의 글에 흥미를 느낀 샬롯은 그에게 선거 캠페인 연설문 작가 자리를 제안한다. 전세계를 누비는 샬롯의 행보에 함께하게 된 프레드는 자연스럽게 그와 사랑에 빠지고, 프레드 특유의 재치도 샬롯의 연설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들이 추진하는 지구 재활 계획이 재벌 그룹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외압을 받게 되면서 두 사람의 연애는 위기를 맞는다. <노팅힐>(1999)로부터 20년, <롱 샷>은 그 세월의 흐름을 실감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다. 인종문제나 성차별을 풍자하는 대사는 영화의 ‘잔웃음’을 책임지고 장르의 클리셰에서 성별을 뒤집는 시도가 일종의 놀이처럼 반복되는 건 그만큼 이런 유의 유머가 보편화됐기에 가능하다. 하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순진한 <롱 샷>은 그 이상의 성취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안전한 영역에서 멈추고 만다. 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와 드라마 <걸>의 각본을 쓴 댄 스털링과 <더 포스트>(2017)의 각본가 리즈 한나가 함께 시나리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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