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나는 예수님이 싫다> 유라의 눈앞에 나타난 작고 귀여운 하나님
2019-08-07
글 : 이주현

유라(사토 유라)는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혼자가 된 시골 할머니 집에서 부모님과 1년간 머물게 된다. 도쿄에서 전학 온 5학년 유라의 새로운 학교생활은 전교 예배로 시작되는데, 예배당에 모여 성경 구절을 외우는 친구들의 모습이 유라에겐 낯설기만 하다. 다음날엔 ‘하나님은 진짜로 있는 걸까?’라는 순수한 의심으로 소원도 빌어본다. “하나님, 이 학교에서 친구가 생기게 해주세요.” 그러자 작고 귀여운 하나님이 유라의 눈앞에 나타난다. 덩달아 축구를 잘하는 카즈마(오오쿠마 리키)라는 새 친구도 생긴다. 눈밭에서 함께 공을 차고, 한밤중 유성우를 함께 보고, 보드게임을 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통해 유라와 카즈마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두손 모아 올린 기도로도 통하지 않는 사건이 아이들을 덮친다.

1996년생의 오쿠야마 히로시 감독은 자신의 데뷔작 <나는 예수님이 싫다>로 제66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서 최연소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오쿠야마 히로시가 각본, 연출, 촬영, 편집까지 도맡은 이 영화는 감독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년의 성장담이다. 간결하지만 여운이 긴 단편소설을 읽은 듯한 감흥을 주는 이 영화는 있는 그대로의 동심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담백한 연출과 아이들의 사실적 연기가 영화의 목표에 정확히 부합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비견된다는 호평을 얻었는데, 과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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