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 천국을 찾으러가는 길
2019-08-14
글 : 김성훈

빙하기가 오면서 세상은 점점 추워지고, 많은 공룡들이 살아남기 위해 길을 떠난다. 왼쪽 날개를 다쳐 날지 못하는 익룡인 프논(정혜원) 또한 가족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천국을 찾아나선다. 그 길에 티라노(시영준)를 만난다. 이 티라노는 보통 육식공룡과 다르다. 육식을 하지 않고 빨간 열매만 먹는다. 티라노 또한 죽은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천국을 찾으러가는 길이다. 티라노는 프논이 자신을 따라오는 게 탐탁지 않지만, 억지로 떼어낼 만큼 아주 싫지도 않다. 덩치도 사연도 각기 다른 둘은 천국을 찾아나선다. 마침 육식공룡의 공격 때문에 엄마를 잃은 아기공룡 톱스(이세은)도 이들과 함께한다.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을 가리지 않고 모두 잡아먹는 고르고(이현)가 천국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티라노, 프논, 톱스를 쫓는다.

<명탐정 코난> 극장판 시리즈로 유명한 시즈노 고분 감독이 연출하고, <우주소년 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 등을 제작한 데즈카 프로덕션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는 미야니시 다쓰야 작가의 <고 녀석 맛나겠다> 시리즈 중에서 11권에 해당되는 <계속 계속 함께해>를 각색한 애니메이션이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두 공룡이 티격태격하면서 여행을 떠나고, 서로를 알아가며, 우정을 쌓아간다. 약육강식의 험난한 세상에서 이들이 힘들게 찾아낸 천국은 이들에게 마냥 ‘천국’은 아니다. 육식공룡의 습격을 피해 천국에 자리잡은 초식공룡 루크토(김지혜)는 자신의 종족 말고는 이곳에 들어오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티라노, 프논 일행과 루크토의 갈등을 통해 영화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려낸다. 무엇보다 고르고 일당의 잔인한 공격에 맞서 서로를 걱정하고 지켜주는 티라노와 프논의 우정은 무척 감동적이고 울컥하게 한다. 그 점에서 어린이 관객이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이겨내는 데 손색없는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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