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봉오동 전투> 오정근 의상실장 - 철저한 자료조사와 상상력의 결합
2019-08-19
글 : 김현수
사진 : 최성열

사극 의상 전문이나 군복 전문, 그냥 합쳐서 사극 군복 전문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곰곰스튜디오의 오정근 의상실장은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부터 촬영을 마친 이해준·김병서 감독의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시대극에 주로 참여했다. <봉오동 전투> 역시 “산악 지형 배경에 독립군이 전투를 벌이는 시대극에 ‘피탄 묘사’(총탄에 맞아 손상을 입은 의상을 표현하는 것)가 많은 영화”다. 그는 독립군 소재의 다른 영화가 다뤘던 방향보다는 실제 독립군의 사진 자료에 집중했다. “아주 단정하고 전형적인 군인형인 장하(류준열) 그룹은 신흥무관학교 시절의 독립군 복장을 바탕으로 만들었”고, “마적단 출신의 해철(유해진) 그룹 의상은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와 접목을 꾀했다.” 마적단과 독립군과 치파오의 조합이라니. 그 이유는 원신연 감독이 해철이 아끼는 부하 중 병구(조우진)의 경우에 특별히 “패셔니스타처럼 보이게 해달라”는 주문을 했기 때문. 오정근 실장은 실크 원단을 사용해 전투에 용이하도록 형태를 변형한 치파오를 베이스로 병구의 의상을 만들었다. 또한 이장하는 영화 내내 날렵하게 산을 오르내려야 했기 때문에 펄럭거리는 바지통을 잡아주는 각반을 써서 스타일을 잡았다. 또 독립군과 일본군의 의상을 동시에 준비하다 보니 “일본군은 복장에 관한 자료가 많아 수월했으나 상대적으로 독립군은 자료가 부족해 군사전문가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번 현장이 “제주도에서 촬영할 때는 많은 오름을 오르내려야” 했고, “산을 내려갈 때마다 비가 와서 의상 손질에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그의 현장은 항상 고생담이 뒤따른다. <군함도> 때는 배우들이 검댕을 뒤집어쓰고 탄광촌에서 머물며 대규모 탈출과 폭파 장면으로 의상의 일도 배가 됐다. 대학교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뒤 정경희 의상감독의 ‘무대와 의상’에 들어가 영화 의상을 접하게 된 그는 드라마 위주로 활동하다가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시작으로 사극과 연을 맺었다. 곰곰스튜디오 특유의 자율적인 분위기와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는 조상경 의상감독과 함께 일하면서 그가 도전하고 싶은 영화는 미래 지향적인 영화들이다. “한국영화에서 쉽게 다루지 않았던 미래의 요소들을 다뤄보고 싶은” 그의 목표가 이뤄지길.

자체 제작한 고체형 더스트

오정근 의상실장이 <봉오동 전투> 촬영장에서 항상 지참하고 다녔던 것은 바로 이것. “분장할 때 쓰는 가루 더스트를 고체 형태로 만들어서 가지고 다녔다. 독립군 의상에 간지를 낼 때 이것으로 썼다.” 피부가 예민한 배우들의 경우에 제품이 닿게 되면 트러블이 생길 염려가 있기 때문에 배려 차원에서 일부러 화장용 파우더를 굳혀서 만든 것이라고.

<반도>(개봉예정) 의상실장 <백두산>(개봉예정) 의상실장 2017 <남한산성> 의상B팀장 2017 <군함도> 의상팀 2017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의상실장 2016 <고산자, 대동여지도> 의상팀장 2015 <대호> 의상팀 2015 <암살> 의상팀장 2013 <협녀, 칼의 기억> 의상팀장 2012 <나는 왕이로소이다> 의상팀장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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