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개봉 전 관람해두면 좋을 영화 6편
2019-08-19
글 : 심미성 (온라인뉴스2팀 기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킬 빌>, <펄프 픽션>을 만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어쩌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르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하 <할리우드>) 개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타란티노는 "10편의 영화를 만들고 영화계를 은퇴하겠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횟수로 아홉 째에 해당하는 이번 신작 공개를 앞두고 팬들은 단 하나 남은 그의 영화를 아쉬움으로 붙들고 있는 상황.

그런데 타란티노 감독은 최근 "<할리우드>가 잘 되면 나머지 한 작품을 더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언급으로 다시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영화 <할리우드>를 보기 전에, 작중 배경으로 삼은 1969년의 할리우드에 대해 이해도를 높이는 영화를 해외 매체 <버라이어티>에서 추천했다. 그중 여섯 편의 영화와 <할리우드>와의 연관성을 정리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촬영 현장

※ 본 기사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일부 장면에 대한 언급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더 밴디트>

더 밴디트, 2016

재미와 통찰이 깃든 다큐멘터리 <더 밴디트>는 1977년 영화 <스모키 밴디트>의 메이킹필름이 주를 이룬다. 영화에 담긴 더 흥미로운 이야기는 슈퍼스타 버트 레이놀즈와 스턴트맨으로 변신한 영화제작자 할 니덤 사이의 사적이고도 직업적인 관계다. 우선은 존중에 대한 이야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수십 년간 지속돼온 이들 우정의 미묘한 지점들까지 포착하고 있다. 이는 <할리우드>에서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의 관계에 영감을 준 것이 분명하다. 두 사람의 우정이 전적으로 질투와 앙금을 빼놓고는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더 밴디트>는 니덤이 결코 레이놀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비록 브래드 피트의 태평한 태도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그는 릭 달튼의 스포트라이트를 갈망했던 것이다.

<모델 샵>

모델 샵, 1969

불확실한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 게리 록우드가 사진기를 들고 배회하는 LA의 풍경을 담은 <모델 샵>. 프랑스 감독 자크 드미가 1969년에 연출한 작품이다. <모델 샵>은 60년대를 풍미한 컬트영화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어쩌면 컬트 영화는 정직하게 시대를 묘사한 영화들에 비해 훨씬 그 시대를 잘 기억하도록 만든다. 그런 맥락에서 타란티노 감독이 이 영화를 <할리우드>의 영향 사례로 꼽은 이유는 1960년대 LA라는 특정 시대의 공간, 그리고 시대정신을 생생하게 환기했기 때문이다.

<렉킹 크루>

렉킹 크루, 1969

도널드 해밀턴 소설 <맷 헬름>의 마지막 부분을 각색한 영화 <렉킹 크루>. 이는 <할리우드>에서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가 자신의 얼굴을 스크린으로 보기 위해 몰래 웨스트우드 극장에 방문하는 시퀀스에 큰 영향을 끼쳤다. 테이트는 자신의 연기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관객들을 보며 들뜬다. <렉킹 크루>는 샤론 테이트가 생전 촬영한 마지막 영화였고, 일부 대결 장면을 위해 이소룡에게 무술 지도를 받기도 했다.

<대탈주>

대탈주, 1963

탈출 영화의 고전으로 남은 <대탈주>. 감독이 원한 주인공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표현해 낸 배우 스티브 맥퀸을 보며, <할리우드>의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비탄에 잠겨 회상한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아까운 기회를 놓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것은 릭 달튼이 <대탈주>를 연기하는 판타지 장면에 대한 신호였다. 이 장면은 릭 달튼이 맥퀸처럼 성공할 수 있는 스타 파워가 충분치 않았다는 점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지 라이더>

이지 라이더, 1969

데니스 호퍼의 획기적인 로드 무비 <이지 라이더>. 인간에 치이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자유를 갈망하는 이야기 <이지 라이더>는, 맨슨 일당의 폴란스키 가 살인사건(1969년 8월 8일)이 있기 3주 전 북미에서 개봉돼 뉴 할리우드 시대를 열어젖혔다. <이지 라이더>는 데니스 호퍼와 피터 폰다처럼 긴 머리의 반항아들이 할리우드의 새로운 물결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줬다. 이는 할리우드의 구세대를 대변하는 인물인 릭 달튼이 <할리우드>에서 찰스 맨슨 추종자들을 맞닥뜨리고 가장 지저분한 외모의 남자를 향해 "데니스 호퍼"라고 말하는 장면의 근거가 돼 준다. 이때 데니스 호퍼는 다른 어떤 영화도 아닌 <이지 라이더>의 데니스 호퍼인 것이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2009

쿠엔틴 타란티노는 <할리우드> 속에 <맥클러스키의 14개의 주먹>이라는 짧은 픽션을 끼워 넣었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릭 달튼이 나치들을 향해 화염방사기를 쏘는 내용이다. 이때 등장한 이미지는 타란티노가 팬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서비스일 수도 있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클라이맥스를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셈인데, 한편으론 그가 많은 웨스턴 장르의 영화 제작자들만큼이나 역사적인 사실들을 존중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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