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 but better.” 최소한의, 그러나 더 나은. 디터 람스의 디자인 철학을 요약하는 한 문장이다. <디터 람스>는 20세기 산업디자인의 역사를 새로 쓴 독일 디자이너 디터 람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디터 람스는 1961년부터 1995년까지 브라운의 수석 디자이너로 디자인 부서를 이끌었다.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디터 람스의 디자인을 참고해 아이폰과 아이팟을 만들었다고 밝혔듯, 그가 만든 레코드 플레이어, 계산기, 면도기 그리고 가구 디자인 업체 비초에에서 만든 선반과 의자 등은 여전히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50년 동안 줄곧 한집에서 살고, 취미가 따로 없는 그에게 일은 곧 삶이고, 디자인은 곧 삶을 더욱 나은 것으로 만들어주는 도구다. 가전제품과 가구디자인 등에 두루 손을 뻗었지만 자동차 디자인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이렇게 얘기한다. “더 빠른 것을 추구하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10대 때 종전을 경험한 독일의 디자이너로서 디터 람스는 디자인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세상에 일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 없는 소비를 위한 생각 없는 디자인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좋은 디자인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같은 디터 람스의 철학은 21세기에 더욱 유효한 메시지를 던진다. 풍성한 정보와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가 디터 람스의 디자인 철학을 이해하는 데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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