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애프터> 뻔하지만 긍정할 수밖에 없는 20대 초반의 순수성
2019-08-21
글 : 김소미

<애프터>는 과도한 감정 낭비 없이 심플한 이야기와 이를 포장하는 팬시한 만듦새가 잘 어우러진 영어덜트 영화다. 주인공 테사(조세핀 랭퍼드)는 엄마의 못다 이룬 꿈을 의식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대학 신입생. 대학 첫 파티에서 자유분방한 성격의 하딘(히어로 파인스 티핀)과 진실게임 탓에 키스를 하게 될 상황에 놓이지만 테사는 망설임 끝에 이를 뿌리치고 나온다. 곧이어 나쁜 남자에겐 ‘날 거절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식의 각성이, 순진한 여자에겐 전에 없던 떨림과 흥분이 찾아오고 둘은 서로의 존재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팬픽션에서 시작해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서 베스트셀러에 등 극한 안나 토드의 영어덜트 소설을 영화화한 <애프터>는 뻔하지만 긍정할 수밖에 없는 20대 초반의 순수성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영화다. 자아의 무게를 덜고 상대의 존재를 흡수하는 사랑과 성장의 경험은 낯부끄럽고 뻔한 설정들 사이에서도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현실적인 고민으로 혼탁해질 새 없이 일상을 로맨스에 내건 대학 초년생들의 캠퍼스 연애담이 주는 상쾌한 활력도 분명한 영화다. 풋풋한 하이틴 로맨스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2015)를 떠올리게 하는 에로틱한 설정들이 가미됐지만 10대 관객층을 겨냥하는 화사한 묘사라는 점에서 <애프터>쪽이 훨씬 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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