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를 최소화할 것. <변신>의 주된 연출 포인트 중 하나였던 이 철칙은 특수분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악마가 가족 중 누군가의 얼굴로 변신해 가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하우스 호러물 <변신>은 한국의 어떤 오컬트영화보다 ‘진짜’ 같은 비주얼을 보여준다. 쉴 새 없이 피를 뿜어내는 부마자의 비주얼부터 음습한 이웃집에 걸려 있는 동물 사체까지, 실사 작업 중심으로 일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CG로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관객은 저것이 CG라는 것을 안다”는 심창환 특수분장팀장의 철학과도 연결된다. “70% 정도는 실사로 만들고 나머지를 CG로 보강해야 진짜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심창환 팀장이 속한 특수분장업체 제페토는 특수소품 제작을 겸하기 때문에 분장을 돕는 다양한 아이템도 동원됐다. 극중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까마귀 털은 직접 구한 것이며, 까마귀 박제에 모터를 심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거나 오프닝에 등장하는 소녀의 목이 꿀렁이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피스톤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발타자르(백윤식)가 필리핀 소년을 구마하는 신은 갈비뼈가 어느정도 벌어지게 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촬영장에서 배우와 와이어 액션, 피 펌프질의 합을 잘 맞춰야 했는데, 결과물이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한편 <변신>은 강구(성동일)와 명주(장영남) 부부와 선우(김혜준), 현주(조이현), 우종(김강훈) 남매, 그리고 삼촌이자 구마사제인 중수(배성우)까지 모두가 악마로 변신할 가능성이 있는 영화다. 미간이 올라가고 뿔이 난 기존의 사탄 이미지를 기본적인 분장에 참고하되, 각 배우의 외향에 맞게끔 다른 형상을 만들어서 캐릭터에 차별화를 줬다.
심창환 팀장은 원래 미대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영화 일을 시작하기까지는 많이 겉돌았다”고 표현한 그는 결국 대학 시절부터 관심 있던 영화를 업으로 삼기 위해 서울로 급하게 상경했다고 전했다. <더 킹> 미술팀으로 일한 경력도 있지만, 결국 그를 사로잡은 것은 “정적인 미술보다 다이내믹해서 적성에 맞던” 특수분장이었다. “이 일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든다. 정말 멋지지 않나. 나나 회사에서 만든 건 항상 촬영장에서 원숏을 받게 되는 것들이다. 그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완성한 결과물을 볼 때면 정말 뿌듯하다.”
분장용 붓
“남들보다 붓을 늦게 잡았다. 무턱대고 구입한 후 실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틈만나면 손에 쥐고 혼자 연습한다. 분장을 할 수 있는 마네킹 혹은 내 다리나 팔에 붓질하고, 보형물도 붙여보며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대표님이 선물로 줬던 앞치마를 수호신처럼 두른 후 분장자로서 마음가짐을 다진다.”
2018 <배심원들> 2018 <미성년> 2018 <기묘한 가족> 2018 <스윙키즈> 2018 <사라진 밤> 2017 <레슬러> 2017 <곤지암> 2017 <반드시 잡는다> 2017 <꾼> 2017 <남한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