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타인은 지옥이다> 배우 이동욱, “서문조는 욕망을 위해 달리는 인물이다 ”
2019-08-26
글 : 이화정
사진 : 백종헌

“내가 불편함을 끼쳤나? (웃음)” 세트장 안으로 순간 ‘어둠’이 걸어 들어오는 줄 알았다. 이동욱을 연상케 하는 해맑은 이미지를 걷어낸 냉혈한 같은 외모에 놀라자, 오히려 그는 예상했다는 듯 여유롭다.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 서문조를 맡은 이동욱은 원작 팬들에게 가장 뜨거운 궁금증의 대상이다. 지적이고. 잘생기고, 능력 있는. 소위 모든 걸 다 갖춘 치과의사 서문조가 보여줄 공포야말로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의 세계를 압축하는 키워드다. 분량과 별개의 강한 존재감. 본격적인 스릴러 장르로 또 다른 시도를 하는 배우 이동욱을 만났다.

-첫 리딩 때 고기를 앞에 두고도 먹지 못했다고 들었다. 정말 살이 많이 빠졌다. 날선 외형의 서문조가 있다면, 딱 이 모습이겠다.

=그래도 살 만큼은 먹고 있다. 살도 5kg 정도 빼고, 헤어나 메이크업도 거의 손을 안 댄 상태로 방치하고 있다. (웃음) ‘재수없어 보인다’고 할 때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다. 요즘은 나조차 거울을 볼 때마다 스스로가 너무 얄미워 보인다. 드라마가 빨리 끝나야 할 것 같다. (웃음)

-폐쇄된 공간에서 여름 동안 촬영하고 있는데, 세트가 주는 압박감에 에너지를 받을 것 같다.

=좁고 낯선 공간에서 오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키가 커서 더한 것 같기도 하고. 세트만 오면 예민하고 날이 선다. 그래서 연기하는 데는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이)정은 누나도 비슷한 경험을 말하더라. 요즘 누가 말을 걸면 곱게 안 들릴 때가 있다고. 본의 아니게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캐스팅 제안을 하는 쪽에서 분량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했는데, 선뜻 응했다고.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계신 거다. (웃음) 분량을 떠나 강렬한 캐릭터기도 하고, 사실 배우한테 분량은 큰 의미가 없다. 배우로서 그런 거에 연연할 연차는 아니다. 자유롭고 편하게 하고 싶은 역할에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싶다. 이 작품은 장르물이라는 매력도 컸고,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다. 배우 생활을 평생 할 거지만 이런 캐릭터는 자주 올 것 같지 않았다. 이번 작품이 나한테는 신선하고 재밌는 도전이다.

-드라마 <도깨비>의 범아시아적인 성공 이후 이동욱 배우의 방향을 생각해보게 된다. 비슷한 역할이나 장르로 제안이 많았을 텐데, 지금의 선택은 종횡무진, 종잡을 수 없다.

=중구난방이다. (웃음) 한 거 또 하면 재미없지 않나. 안주하는 걸 싫어하고 못 견딘다. <도깨비> 끝나고 판타지 장르, 사극 왕 역할이 정말 많이 들어왔는데 거절했다.

-브이앱으로 팬들과 소통도 활발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도깨비> 끝나고 팬들 사랑을 받는데 내 마음을 전할 통로가 없더라. 그때부터 브이앱으로 소통했다. 지금은 배우들도 예능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유튜브 활동도 많이 하는데, 시작은 내가 빨랐다. (웃음) 그런 것에 경계가 없는 편이다.

-브이앱을 보면 상당히 길게, 스스럼없이 한다. (웃음)

=질문을 계속 해주시는데 끊기가 뭐하더라. (웃음) 팬들에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멋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이동욱, 자연인 이동욱, 지금의 내 상태가 만족스럽다. 이 나이에도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할 수 있는 것도 고맙고, 또 이렇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서 하고 있는 것도 즐겁다.

● 임시완이 말하는 이동욱

“배우 이동욱을 보면서 감탄이 나왔다. 서문조가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하나의 행동만으로도 장면을 곧바로 압도한다. 그 소리만으로도 공포감이 조성되더라. 그 순간 캐릭터 자체가 되었다고 할까. 연기할 때의 카리스마와 달리 평소에는 형으로서 현장 분위기를 만들고, 상대를 칭찬해주는 배려도 잊지 않는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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