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가 뛰노는 무시무시한 바닷속을 마치 밀실처럼 사용해 서스펜스를 만들어냈던 여름 호러영화 <47미터>의 속편이 돌아왔다. 전편은 케이지에 갇혀 심해 47m 아래에 갇혀버린 두 자매의 사투를 그린 영화였다. 이번에는 인원수도 늘어나고 공간도 확장됐다. 대신 상어의 숫자도 늘어나고 잔인한 묘사 수위도 더 끔찍해졌다. 물에 잠긴 고대 마야의 수중도시 '시발바'를 찾아 동굴 다이빙에 나선 미아(소피 넬리스)와 친구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겪고는 미로 같은 해저 동굴 속에 갇히게 된다. 그런데 오랜 시간 굶주려 있던 눈이 먼 상어에게 이들이 발각되면서 목숨을 걸고 바다를 빠져나가려 노력하지만 깊고 어두운 물속에서 이들의 움직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상어의 위협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조류의 움직임은 이들을 더욱 깊고 깊은 심해 속에 고립시키고 만다. 깊은 심해에서 식인상어와 벌이는 가망 없는 싸움을 다뤘던 전편은 단조로운 화면 구성을 호러영화 특징을 강조한 편집의 힘으로 극복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심해 속의 다양한 볼거리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희생되는 등장인물의 숫자와 배경 공간을 큰 고민 없이 확장하는 데 급급하다. 500만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들어 10배 이상의 수익을 낸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속편이 제작됐지만 결과적으로 소포모어 징크스를 넘어서지 못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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