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 관객을 향해 질주 중인(8월 29일 기준) <엑시트>가 결국 올여름 극장가의 승자가 됐다. 매년 3천만명 정도가 극장을 찾는 최대 성수기인 여름(7월 중순부터 8월 중순)에 총관객수 2500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정도를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김성훈 기자가 이번호 ‘국내뉴스’ 기사로 쓴 것처럼 “올해 여름 극장을 찾은 2500만여명은 2012년의 2423만여명 이후 최저 관객수고, ‘천만영화’가 단 한편도 나오지 않은 여름 시장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연속 여름에 천만 한국영화를 배출해온 기록은 깨졌다. 같은 날 8월 29일 기준으로, 95만 관객의 <나랏말싸미>, 160만 관객의 <사자>, 461만 관객의 <봉오동 전투>가 <엑시트>와 더불어 ‘BIG4’로 불리며 기대감을 높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현재 <엑시트>를 제외하고 이들 중 손익분기점을 크게 넘긴 영화는 없다. 이와 관련해 역시 김성훈 기자가 쓴 이번호 ‘포커스’ 기사, “<봉오동 전투> <군함도> 등 항일영화 흠집내기, 누가, 왜?”를 참조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SNS를 통해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시대, 가짜뉴스가 어떻게 영화 흥행에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그 가짜뉴스가 누구의 돈으로 어디에서 발원하는지, 현재 취재 중이다. <씨네21>은 <봉오동 전투> <군함도> 등 최근 영화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한 사례에 대해 취재하고 있다. 매크로 작업을 통한 평점 조작, 항일영화에 대한 흠집 내기와 관련해 아시는 분이 있다면 김성훈 기자의 메일(pepsi@cine21.com)로 제보를 부탁드린다.
이제 시선은 추석 극장가로 향한다. 추석 연휴 또한 여름 성수기 못지않은 극장가의 대목이다. 일단 개봉 양상만 놓고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다. 2018년 9월 19일 같은 날 3편의 한국영화가 붙어서 <안시성> 544만, <명당> 208만, <협상> 196만 관객을 기록했다. 여기서 <안시성>만이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겼다. 올해도 <나쁜 녀석들: 더 무비>(배급 CJ엔터테인먼트), <타짜: 원 아이드 잭>(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힘을 내요, 미스터 리>(배급 NEW) 3편이 9월 11일 같은 날 대격돌을 벌인다. 당초 많은 이들이 예상하길 <양자물리학>(배급 메리크리스마스)까지 같은 날 개봉하여 무려 4편의 한국영화가 맞붙는 초유의 일이 벌어질 뻔했으나, <양자물리학>은 9월 25일을 개봉일로 잡았다. 솔직히 올해는 잘 모르겠다. 이미 2편의 천만영화 <극한직업> <기생충>은 물론 <엑시트>까지 성공시킨 CJ엔터테인먼트의 올해 승률이 높아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도 눈길이 가고, 시리즈 사이의 시간차가 있긴 하나 <타짜> 시리즈가 그동안 흥행하지 않았던 적이 없기 때문에 <타짜: 원 아이드 잭>도 관심이 가며, <극한직업>과 <엑시트>의 성공에서 보듯 올해의 흥행 트렌드가 단연 코미디라고 생각해보면 돌아온 차승원과 <럭키>(2016)의 이계벽 김독이 만난 <힘을 내요, 미스터 리>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거나 ‘추석과 설 연휴 등 명절에는 한국영화를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라는 업계의 확인되지 않은 속설이 제법 통용되는 시즌이 돌아왔다. 모두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