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시장에서 마트료시카를 판매하던 안나(사샤 루스)는 파리의 모델 에이전트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우연한 기회로 파리에서 모델 활동을 하며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듯한 안나.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러시아(구소련) 비밀경찰 KGB의 지휘 아래 철저히 계획된 일이며, 안나 역시 각종 훈련과 테스트를 거친 KGB 정예 요원이다. 이중생활을 하며 KGB에서 내려주는 임무를 하나씩 수행해가는 안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자유로운 삶이다. 자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나 앞에 미국 CIA 요원 레너드(킬리언 머피)가 등장하며 여러 가지 사건과 관계에 얽히고, 복잡한 상황이 펼쳐진다. <안나>는 1990년대 초 냉전시대를 현재시점으로 삼으며 끊임없이 과거를 복기하는 플래시백 구조를 유지한다. 3개월 전, 6개월 전, 3년 전 등으로 돌아가, 현재를 가능케 한 숨겨진 이야기를 지속해 보여준다. 이러한 내러티브의 중첩으로 영화의 리듬감이 형성되지만, 이 과정의 반복 빈도가 잦아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지고 산만해 보이기도 한다. 또한 <니키타>(1990), <제5원소>(1997)와 같은 기존 뤽 베송 영화 속 화려한 액션신과 장르적 쾌감을 기대했다면 다소간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하지만 사샤 루스라는 신선한 얼굴을 앞세워 킬리언 머피, 루크 에반스, 헬렌 미렌의 탄탄한 연기력과 적당한 유머 코드 등이 이어져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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