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의 고장인 충남 홍성 하면 한우와 대하부터 떠오르는데 이제는 단편영화도 추가해야 할 듯하다. 2019 홍성국제단편영화제가 ‘영화를 (통해)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꿈꾸는)’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홍성군 일대에서 열린다. 장 마리 스트라우브 감독의 <호수의 사람들>, 권하윤 감독의 <버드 레이디>, 부지영 감독의 <여보세요> 등 세편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올해 영화제는 15개국에서 온 43편의 영화들이 상영된다.
올해 새로 신설된 단편 경쟁 섹션인 ‘크리에이티브 어워드’ 부문은 모은영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허남웅 영화평론가, 울리히 지몬스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린 포럼 익스펜디드 프로그래머, 나나코 쓰키다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선정위원 등 네명의 선정위원이 픽션과 논픽션, 실험과 무빙이미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하고 확장된 국내외 단편영화 17편을 선정했다.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생일파티>(감독 소피아 보스트), 1980~90년대 미국 버지니아대학 흑인 학생들이 모이던 장소인 블랙 버스 스톱에 찬사를 보내는 <블랙 버스 스톱>(감독 케빈 제롬 에버슨, 클로드레나 해럴드), 베를린 뒷마당에 있는 평평한 벽에 투영된 시리아산 선인장 밭의 사진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한 <백야드>(감독 칼레드 왑둘와헤드), 마야 데렌과 바버라 해머가 포기한 영화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베베르(바바라를 위해)>(감독 데보라 스트라트만) 등이 그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어워드 부문의 대상 선정작은 400만원을, 한국 최우수 단편영화상은 300만원을, 국제 최우수 단편영화상은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키드 아이’ 섹션은 충남 지역의 유소년 영화 창작자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3개월 동안 영화 제작 교육과 워크숍을 진행했고, 이 워크숍에서 영화 <킹콩을 들다>(2009)를 만든 박건용 감독이 아이들과 함께 충남 지역의 유적지를 탐방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해 40여분 분량의 영화 <카메라를 든 아이들>을 만들었고, <카메라를 든 아이들>은 이번 영화제에서 첫 공개된다.
비경쟁 부문에서는 ‘발굴과 복원, 역사와 낯선 경험, 그리고 친숙한 언어’라는 키워드로, 거장부터 신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튼다. 2013년 복원된 고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이어도>, 그의 첫 단편영화인 <나는 트럭이다>, 김보라 감독의 <벌새>, 2018년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의 <야생 배나무>, 지난해 세상을 떠난 레바논의 다큐멘터리 감독인 조슬린 사브의 <베이루트 3부작> 등이 상영된다. 패밀리 프로그램은 온 가족과 청소년들이 즐길 만한 북유럽에서 온 단편영화와 스웨덴의 거장 애니메이션 감독인 요한 하겔베크의 대표작인 <미트볼> 시리즈를 선보인다. 한편 홍성국제단편영화제는 지난 5월 3일과 9월 2일,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와 각각 업무협약식을 맺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자세한 상영 정보는 영화제 페이스북 계정(http://www.facebook.com/HISFFA/)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