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외모를 왜 이렇게 쓰나요? <그것>의 페니와이즈, 빌 스카스가드에 대해
2019-09-17
글 : 김진우 (뉴미디어팀 기자)
<그것; 두 번째 이야기>

2017년 개봉, 제작비의 2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이며 역대 호러영화 흥행 1위를 석권했던 <그것>. 그 속편인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9월 4일 국내 개봉했다. 1편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27년만에 돌아온 '그것'과 다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1편에 명성에 걸맞게 이번 영화는 제임스 맥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 자비에 돌란 등 쟁쟁한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런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다시금 존재감을 빛낸 이가 있으니 바로 '그것' 페니와이즈를 연기한 빌 스카스가드다.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 외관과 연기를 자랑했던 그는 속편에서도 캐릭터들을 괴롭혔다. 그런데 실제 빌 스카스가드는 페니와이즈와는 180도 다른 외모로 유명하다. 소년 같은 앳됨과 퇴폐미를 동시에 가진 그를 보고 있자면 “<그것> 시리즈의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이 잘못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 이케아와 함께 ‘스웨덴 최고의 수출품’이라 불리는 빌 스카스가드에 대해 알아봤다.

스카스가드 패밀리

스카스가드 가족 관계도

빌 스카스가드가 스웨덴의 국민배우 스텔란 스카스가드의 넷째 아들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유명하다. 심지어 그의 형제자매들도 대부분 배우다. 나이순으로 알렉산더, 구스타프, 샘, 빌, 에이야, 발터다. 그중 알렉산더, 구스타프, 빌은 이미 수많은 작품들로 이름을 알린 스타. 홍일점인 에이야는 모델로 활동했지만 회의를 느끼고 현재는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알렉산더가 출연한 <레전드 오브 타잔>과 빌이 출연한 <그것>의 애프터 파티를 그 클럽에서 열었다.

막내인 발터는 스웨덴에서 배우로 활동 중이며, 유일한 일반인인 셋째 샘은 어머니를 따라 내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거기에 스텔란 스카스가드가 최근 재혼, 자식을 낳으며 스카스가드 형제자매들은 무려 8명이 됐다. 그들이 모두 모여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반면 빌 스카스가드는 이런 유명 가족들 때문에 활동 초창기에는 ‘스카스가드 가족의 넷째 아들’로 불리는 것을 싫어했다. 아버지와 형들의 명성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기분이었다고.

사고뭉치 유년시절, 의사가 될 뻔

빌 스카스가드는 형제들 중 유별난 사고뭉치였다.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빌의 유년기에 대해 “육아의 공포를 심어주는 사고뭉치였다. 하루 종일 ‘빌, 하지마’를 말해야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에이야와 자주 다퉜으며 막내 발터를 겁주는 것을 좋아했다고. 아버지 스텔란 스카스가드가 “어린 시절 빌은 에이야를 무서워했다”고 언급, 빌 스카스가드가 강하게 부정하는 등의 유쾌한 인터뷰도 있다.

빌 스카스가드는 10살 무렵 스웨덴 영화 <화이트 워터 퓨리>에 출연하며 첫 필모그래피를 장식했다. 이후 대학 진학을 앞두고 어머니와 셋째 형을 따라 의대에 진학하려 했으나, 의사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 생각해 배우의 길로 회귀했다.

<화이트 워터 퓨리>

대표작

<심플 사이먼>

빌 스카스가드의 대표작을 살펴보자. 그의 초창기 필모그래피는 대부분 자국인 스웨덴의 작품들이다. 그중 본격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것은 2010년 출연한 <심플 사이먼>. 빌 스카스가드는 아스파커 증후군(신경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언어 발달과 사회 적응이 지연되는 병)을 앓고 있는 사이먼을 연기했다. 늘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형 샘(마르틴 발스트룀)이 실연의 아픔으로 힘들어하자, 그에게 새로운 사랑을 만들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발랄하고 귀여운 톤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 <심플 사이먼>은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아이 같은 순수성을 섬세하게 표현한 빌 스카스가드는 시애틀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톨스토이의 소설을 영화화한 <안나 카레니나>의 조연으로 할리우드에 진출, 2013년에는 넷플릭스의 TV 시리즈 <헴록 그로브>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작은 시골 마을 헴록 그로브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사건들을 그린 작품으로 빌 스카스가드는 뱀파이어 로먼을 연기했다. <헴록 그로브>는 부족한 개연성과 뒤죽박죽 진행되는 전개 등으로 시즌을 거듭할수록 혹평을 받았지만, ‘빌 스카스가드 화보집’이라고 불릴 만큼 그의 눈부신 모습이 자주 담겼다. 덕분에 빌 스카스가드의 두터운 팬층을 형성되며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계기가 됐다.

이후 빌 스카스가드는 <다이버전트 시리즈: 얼리전트>, <아토믹 블론드>에 조연으로 출연했으며, 2017년 <그것>의 페니와이즈로 변신하며 본격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넷플릭스 TV 시리즈 <헴록 그로브>

타고난 페니와이즈

토크쇼 <코난> 속 빌 스카스가드

그는 페니와이즈가 될 운명이었을까. 빌 스카스가드는 10살 무렵부터 페니와이즈 특유의 미소를 구사했다. 둘째 형 구스타프가 입술을 이상한 모양으로 만들어 웃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연습해 동생들을 겁주는데 이용했다. <그것> 개봉 후 미국의 토크쇼 <코난>에 출연해 직접 페니와이즈 미소를 구사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양쪽 눈동자를 다르게 움직이는 장면도 직접 해냈다.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당연히 CG를 사용하려 했지만, 빌 스카스가드가 직접 할 수 있다고 해 무려 2억 원 가까이되는 CG 비용을 절감했다.

빌 스카스가드는 페니와이즈 역 오디션을 볼 당시 분장을 하고 오디션장까지 운전을 하고 갔다. 연습을 위해 페니와이즈처럼 미친 듯이 웃으며 오디션장으로 향했고,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경악했고 한다. 또한 촬영 때는 함께 연기한 아역배우들이 너무 무서워 실제 울음을 터뜨리는 일도 종종 생겼다.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 빌 스카스가드가 달래주기 일쑤였다.

<그것>

아빠가 되다

마지막은 빌 스카스가드의 여자친구다. 현재 그는 5살 연상의 스웨덴 배우 알리다 모르베리와 교제 중이다. 파파라치들에게 종종 커플티를 입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으며, 공식 행사에도 함께 하는 등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오디션 당시 받았던 페니와이즈 분장도 알리다가 해준 것이며 <그것> 촬영현장에도 종종 놀러 왔다고.

최근에 스웨덴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빌 스카스가드가 아기를 안고 있는 뒷모습이 공개됐다. 그리고 9월 10일(현지시간) 토크쇼에 출연해 알리다 사이에서 낳은 11개월 된 딸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현재 알리다의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으며 “딸의 방에는 온통 페니와이즈 테디베어로 꽉 차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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