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미드90>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2019-09-25
글 : 이주현

“내 방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말을 남기고 형(루카스 헤지스)이 집을 나서자마자 스티비(서니 설직)는 형의 방으로 뛰어들어간다. 그곳은 각종 CD, 믹스테이프, 멋진 패션 아이템으로 가득한 신세계다. 닌자거북을 졸업할 나이가 된 스티비의 동경은 곧 동네의 스케이트보드 타는 형들에게로 향한다. 스티비는 스케이트보드 숍을 기웃거리다 루벤(지오 갈리시아)과 말을 트고, “흑인도 햇볕에 타는가?”라는 멍청한 질문에 “흑인이 뭔데?”라는 쿨한 대답으로 인정받는다. 스케이트보드로 성공하고 싶은 레이(나켈 스미스), 레이의 절친이자 파티를 좋아하는 존나네(올란 프레나트),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4학년(라이더 맥로플린). 이들과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미드90>는 <머니볼>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등의 배우로 유명한 조나 힐의 감독 데뷔작이다. 조나 힐은 1990년대 중반 미국 LA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자란 자신의 경험을 영화에 녹여냈다. 또한 <소셜 네트워크>의 음악감독 트렌트 레즈너, 애티커스 로스와의 협업으로 끝내주는 영화음악도 탄생시켰다. 1990년대 힙합 사운드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GZA의 <Liquid Swords>, 파사이드의 <Passin’ Me By>는 물론 모리세이와 마마스 앤드 파파스의 노래들은 인물의 정서, 시대의 정서를 오롯이 전한다. 열심히 노력하는 건 따분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세차게 부딪혀보는 것이 의미 있음을 말하는 뭉클한 성장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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