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마왕의 딸 이리샤> 마왕을 물리칠 존재는 이리샤뿐
2019-09-25
글 : 송경원

이리샤(천우희)는 동아리 선배 현우를 좋아하고 오랜 친구인 진석에게 사랑받는 평범한 여고생이다. 어느 날 진석이 자신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나서 혼수상태에 빠진다. 이리샤는 어딘가에서 날아온 마왕이 진석의 영혼을 가져가는 걸 목격한다. 진석의 영혼을 찾기 위해 마왕을 따라 요정세계로 들어간 이리샤는 그곳에서 안내자 개구리(심희섭)를 만나 자신이 요정세계의 공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개구리는 사람들의 영혼을 이용해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마왕을 물리칠 존재가 이리샤뿐이라고 말한다. 이리샤는 친구의 영혼과 요정세계를 구하기 위해 정체불명의 개구리와 기타 요정 로비(김일우)와 함께 험난한 모험을 떠난다.

<마왕의 딸 이리샤>는 전형적인 판타지 모험 동화다. 요정세계와 현실세계가 연결되어 있고 자신이 요정세계의 공주라는 걸 깨달은 소녀가 성장해가는 이야기는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2006) 등을 통해 이미 익숙하다. 장형윤 감독은 개성 넘치는 색깔을 보여준 전작들과 달리 이번엔 정답 같은 공식을 충실히 따라간다. 다만 사물을 의인화하는 방식, 특유의 유머 코드, 인디음악으로 주제를 전달하는 등 자신의 색깔로 디테일을 채워넣어 여전히 독특한 맛이 살아 있다. 해야 할 것은 다 짚고 넘어가고, 있어야 할 요소들이 다 있긴 하지만 적은 예산 탓인지 비슷한 소재의 대형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작화의 완성도나 스펙터클한 구성, 특히 장면마다 마무리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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