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앳 퍼스트 라이트> 초능력을 얻게 된 알렉스가 숀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위험한 로맨스
2019-09-25
글 : 김소미

철없는 동생과 불치병으로 온몸에 마비증세를 겪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고등학생 숀(테오도르 펠르랭)은 어느 날 마을 공터에서 열린 또래들의 파티에서 알렉스(스테파니 스콧)를 만나게 된다. 설렘도 잠시, 늦은 밤 남자친구와 호수에서 수영을 하던 알렉스는 의식을 잃고 물속에 가라앉아 행방불명이 된다. 영화는 이후 염력, 치유력 등 외계 에너지로부터 초능력을 얻게 된 알렉스가 숀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위험한 로맨스를 펼쳐낸다. 정부 당국에 쫓기기 시작한 알렉스와 함께 도주를 택한 숀은 평범했던 지난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음모의 중심에 다가서게 된다. <앳 퍼스트 라이트>는 괴비행물체의 출현과 초능력의 전이를 사건의 중심에 두면서 정치적으로 혼란스럽고 황폐한 미국 사회와 SF적 요소를 결합시킨다. 다만 장르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적 성취가 돋보이기보다는 SF의 외피와 공동의 호흡을 펼치는 10대들의 예민한 감수성이 동력으로 기능한다. 불안한 동시에 자유를 갈망하고, 처음 겪는 사랑에 열병을 앓고, 무엇이든 새롭게 경험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성장 서사에 외계와의 조우는 퍽 잘 어울리는 장치다.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트럼프 정부 시대 공포 속에서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 구성은 매력적이지만 빈틈이 느껴지는 세부 설정과 다소 미진한 전개가 흥미를 반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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