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 작품 선정 기준은 독려하는 마음
2019-10-07
글 : 김현수
사진 : 최성열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올해 부산의 뉴 페이스 중 한명이다. 그는 정상화를 넘어 재도약을 기치로 내세운 올해 부산영화제의 여러 섹션에 소개되는 한국 장편 극영화 선정을 담당했다. “프로그래머로서 영화를 선정할 때는 그 영화를 독려하는 마음이 더 크다”며 프로그래머의 선정 업무를 설명하는 그는 폐막작으로 선정된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를 비롯해 뉴커런츠,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비전, 한국영화 회고전 부문 등에 소개되는 총 49편의 한국영화를 한자리에 모았다. 그가 이야기하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작품 선정 기준은 당연하고 명쾌했다. “다른 신인감독 작품에 비해 높은 퀄리티를 지니고 있는 작품”을 뉴커런츠 부문에, “말 그대로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 그리고 “동시대 한국 주류 대중영화에서 엄선되어야 할 만큼 좋은 개봉작”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명망 있는 감독들의 신작”, 그리고 신인감독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배치했다. 특히 올해 “무명의 반란을 일으킬” 조바른의 <갱>과 최윤태의 <야구소녀>는 “한국 주류 대중영화의 한 편이라고 해도 무방할 대중 친화적인 작품”이라고 귀띔한다. “다른 신인감독 작품에 비해 높은 퀄리티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는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세편의 한국영화에 대해서도 한편 한편 빼놓지 않고 짚어줬다. “탄탄한 드라마와 배우들의 숙련된 연기가 돋보이는” 임선애의 <69세>, “사건도 없이 무언가 벌어지고 있다는 미스터리한 매혹을 느끼게 해줄” 김덕중의 <에듀케이션>, “도발적이면서 변태적인 힘이 느껴지는” 봉준영의 <럭키 몬스터>가 그것.

2015년 <씨네21> 퇴사 이후 “강연과 강의, 저술도 하면서” 평론가로서의 일상을 보냈던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주변의 추천으로 프로그래머 일을 제안받고 시작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선정 영화 프로그래밍은 물론 행사의 내실 면에서 여러모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각 섹션에 선정된 영화들의 면면을 봐도, 내부에서 느끼는 업무의 흐름을 봐도 영화제가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의 촉을 믿어보자.

사무실 카드키

“다른 프로그래머 동료들이 밤 늦게까지 일하는 대신 나는 남들보다 아침에 조금 일찍 사무실에 나온다. 사무실 문을 여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이게 없으면 안 된다. 2013년에 누군가에게 발행되었던, 손때가 묻어 있는 이것이 지금은 내게 와 있다. 문을 못 열면 일도 못하니까 내게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2019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2002~15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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