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디어 마이 프렌드> ‘다이 리스트’(Die List)를 함께 실천해주길
2019-10-09
글 : 이나경 (객원기자)

캘빈(에이사 버터필드)은 극심한 불안과 씨름 중이다. 정해진 시간마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암의 징후에 집착하고, 지속해서 병원을 찾는다. 문제가 없다고 연거푸 이야기하는 의사의 말도 믿지 못하는 일종의 건강염려증을 안은 채 살아가는 캘빈. 의사의 권유로 암 서포터스 모임에 참여하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스카이(메이지 윌리엄스)를 만난다. 통통 튀는 매력의 스카이는 다소간 엉뚱한 이야기로 채워진 ‘다이 리스트’(Die List)를 함께 실천해주길 부탁한다. 밝고 용감한 척하지만 역시나 죽음이 두려운 스카이와 캘빈은 점차 가까워지며 서로의 온기를 채워간다.

<디어 마이 프렌드>는 <나우 이즈 굿>(2012), <안녕, 헤이즐>(2014) 등 10대 시한부 암환자가 등장하는 기존 영화의 큰 궤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예고된 죽음을 맞이하기 전 소원(본 영화에서는 ‘다이 리스트’)을 현실화시키며, 주변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배우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하나 스카이와 캘빈 사이에 전형적인 러브 라인을 형성해서 시한부 설정을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사용한다거나, 영화 전반을 극단적인 신파로만 몰아가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의 에이사 버터필드와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메이지 윌리엄스의 호연은 관습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영화 곳곳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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