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누미 라파스)는 7년 전 사고로 아이를 잃고 실의에 빠져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리지는 자신의 아이와 꼭 닮은 롤라(애니카 화이틀리)를 마주하고 롤라가 자신의 아이라는 믿음에 빠진다. 롤라의 엄마 클레어(이본느 스트라호브스키)는 서서히 자신들의 삶에 침투해오는 리지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그녀의 집착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그렇게 리지의 집착이 심해질수록 리지의 남편 마이크(루크 에반스)와 아들 토마스 등 주변 사람들의 일상이 하나씩 무너져간다.
2008년 프랑스영화 <마크 오브 엔젤>을 리메이크한 <엔젤 오브 마인>은 2004년 <CNN>을 통해 보도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한 여성이 아이의 사망을 믿지 않고 닮은 아이를 자신의 자식이라 주장했던 사건을 감독은 스릴러와 심리 드라마의 관점에서 풀어나간다. 애틋함과 광기를 넘나드는 모성이나 사건 자체는 새로울 게 없지만 누미 라파스의 섬세한 연기 덕분에 다소 모순적인 캐릭터조차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충격적인 반전에 매달려 얄팍한 장치들을 깔아두기보다 그에 이르는 과정, 특히 사운드를 통한 긴장감을 부여하는 데 집중했다. 다만 반복적으로 배치되는 장르의 공식들이 도리어 맥을 빼버리는 측면도 있다. 압박을 시도했지만 생각보다 이야기의 빈 공간도 많다. 구체적인 과정보다 감각적인 묘사와 기교에 집중하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배우에 기댄다는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