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열여섯의 봄> 10대 소녀의 위태로운 성장영화
2019-11-06
글 : 이주현

열여섯의 류즈페이(황야오)는 중국 선전에서 홍콩에 있는 학교까지 매일 국경을 넘어 등교한다. 단짝 친구 조(탕지아원)와는 크리스마스에 일본 여행을 약속하는데, 여행 자금 마련을 위해 돈을 모으는 게 시급하다. 그러던 중 류즈페이는 홍콩에서 중국으로 아이폰 빼돌리는 일을 하는 하오(순양)와 그 친구들과 얽히게 된다. 류즈페이는 교복 입은 학생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대범하게 아이폰 밀수에 가담하고, 밀수조직의 사람들과도 친해진다.

열여섯 두 소녀의 학원물처럼 시작되던 영화는 이내 아이폰 밀수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를 만나 스릴을 획득하고, 10대 소녀의 위태로운 성장영화로 외연을 확장한다. 재가를 한 아버지와 마작과 남자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이는 엄마를 둔 류즈페이는 집과 학교 밖에서 세상을 배운다. 늘 붙어다니는 조를 통해, 그리고 조의 남자친구인 하오와 자꾸만 얽히는 상황을 통해 우정과 사랑을 배워간다. 국경을 넘나드는 행위는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집과 학교 사이에서,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류즈페이의 현실을 상징하는 장치로 쓰인다. 바이슈에 감독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이 인상적인 데뷔작이며 무엇보다 첫 작품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황야오에 주목하게 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제43회 홍콩국제영화제, 제2회 핑야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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