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타이페이 스토리> 80년대 대만 사회의 급격한 도시화와 그로 인해 충돌하는 과거와 현재
2019-11-06
글 : 조현나 (영화평론가)

슈첸(채금)과 아룽(허우샤오시엔)은 오래된 연인 사이다. 슈첸은 시대흐름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미래를 계획하지만 아룽은 야구선수를 꿈꾸던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일 때문에 잠시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은 대만에서 재회하는데, 이후 여러 난관에 부딪힌다. 슈첸은 직장을 그만두고 아룽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슈첸의 아버지가 아룽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과 아룽이 일본에 가지 않았다는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둘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된다. 두 사람은 미국으로 가 아룽의 매형과 함께 사업을 하고자 했으나 그 계획 역시 흔들린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타이페이 스토리>가 34년 만에 국내 최초로 개봉한다. 감독의 ‘타이베이 3부작’ 중 하나로, 이후 제작된 <공포분자>(1986)와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의 토대를 다진 작품이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이 필름 파운데이션과 함께 복원 작업에 참여했는데, 주인공 아룽 역을 맡아 그의 젊은 시절을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는 80년대 대만 사회의 급격한 도시화와 그로 인해 충돌하는 과거와 현재에 초점을 맞춘다. 기성세대의 압박과 불확실한 미래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들을 통해 당시 대만 젊은이들의 불안과 우울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카메라는 대만 도시를 담담하게 조명하는데, 이러한 전경들이 인물들의 초상과 섞이며 차갑고 공허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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